동물단체, 고양이를 시멘트벽에 내리쳐 살해한 남성 엄벌 촉구

20일 오후 1시 30분 창원지법 앞에서 기자회견
“고양이 보호자는 극심한 정신적 고통에 시달려”

[서울경제]

동권보호단체가 고양이를 벽에 내리치는 등 잔혹한 방법으로 죽인 남성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오는 20일 오후 2시 30분 경남 창원지법에서 고양이를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남성 A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 재판이 열린다.

A씨는 지난해 1월 25일 창원시의 모 음식점에서 기르던 고양이에게 계획적으로 접근해 고양이 ‘두부’를 꼬리채 잡아 거꾸로 든 채 시멘트 벽에 최소 16회 이상 내리쳐 목숨을 잃게 했다.

범행 영상 확인 결과 범행 초기 발버둥 치며 고통스러워하던 두부가 이미 온몸이 축 늘어져 이미 죽었거나 더 이상 저항할 수 없는 상태임에도 A씨는 잔혹한 행위를 멈추지 않았다.

A씨의 범행을 최초로 목격한 사람이 현장에 다가가자 A씨는 범행을 멈추고 고양이를 바닥에 던져둔 뒤 유유히 사라졌다.

두부는 머리가 함몰되고 으깨져 처참한 모습으로 현장에서 발견됐다. 범행 현장 인근 건물 외벽 2층에까지 혈흔이 튀어오를 만큼 고양이 살해 행위는 잔혹했다.

1심 재판에서 A씨는 “고양이 울음소리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이었다”고 범행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확인 결과 그의 거주지와 범행 현장은 상당히 거리가 떨어져있었다.

이 사건을 접한 네티즌들과 시민들은 분노했다. 당시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20만 여명이 참여해 A씨의 처벌을 촉구했다.

1심 재판부는(창원지법 형사5단독 김민정 부장판사) “범행 수법이 잔인하고 우발적 범행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도 범행을 인정하고 있고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이라는 이유를 들어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 1년의 보호관찰, 160시간 사회봉사를 선고했다.

동물권행동카라는 두부의 보호자 및 시민들과 함께 항소심 선고 재판을 앞둔 20일 오후 1시 30분 창원지법 앞에서 A씨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카라는 “두부의 보호자는 동물학대 범죄의 피해자가 돼 싸늘한 주검이 된 두부를 마주한 뒤로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고, 피해를 당한 두부는 엄청난 고통 속에서 떠났다”면서 “항소심 재판부는 A씨를 강력히 처벌해 동물학대 처벌은 가볍지 않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정욱 기자 myk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