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Cinema] 팔뚝에 시계 이식, ‘시간이 돈’인 미래사회

신현호 경제칼럼니스트 2023. 10. 1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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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화폐의 본질 잘 구현한 영화 ‘인 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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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개봉한 앤드루 니콜 감독의 '인 타임(In Time).'

‘시간은 돈이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 벤저민 프랭클린이 시간의 중요성을 강조하려고 사용한 표현입니다. 그런데 만약 시간이 정말로 돈이 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서기 2169년입니다. 달러와 유로가 사라졌고, 시간이 법정 화폐입니다. 사람들은 일을 하고 대가로 시간을 받습니다. 물건을 사거나 세금과 월세를 내려면 시간을 지출해야 합니다. 시간을 선물할 수도 있고 훔칠 수도 있습니다. 시간이 부족하면 은행에서 빌릴 수 있는데, 나중에 이자 시간을 포함해서 갚아야 합니다. 상속도 가능하고, 도박으로 날릴 수도 있는 게 시간입니다.

사람들은 유전공학 덕분에 25세가 되면 노화가 멈추고 정부에서 1년씩을 무상으로 받습니다. 팔뚝에 이식된 녹색 시계는 얼마만큼의 시간을 소지하고 있는지 보여줍니다. 사실상 전자 지갑입니다. 시간이 제로로 떨어지면 즉시 사망합니다. 앤드루 니콜 감독이 영화 ‘인 타임’(In Time·2011)에서 그려낸 미래의 모습입니다.

세상은 시간 가난뱅이들이 사는 데이튼과 시간 부자들의 뉴그리니치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데이튼 사람들은 시간을 며칠밖에 갖고 있지 않아 말 그대로 하루 벌어 하루를 살아야 합니다. 반면 뉴그리니치 사람들은 천문학적인 시간을 갖고 있고, 계속해서 많은 시간을 벌기 때문에 영원히 살 수도 있습니다. 데이튼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인플레이션입니다. 물론 이때의 물가는 시간으로 표시됩니다. 햄버거 하나가 30분에서 40분으로 오르고, 집세와 이자로 지불해야 하는 시간이 늘어나면 많은 사람이 버티지 못하고 결국 죽어나갑니다.

윌 살라스(배우 저스틴 팀벌레이크)는 데이튼의 28세 청년입니다. 어느 날 술집에서 뉴그리니치에서 온 부유한 노인을 만납니다. 이미 백 년 이상 살았고 남은 시간도 백 년이 넘습니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육체가 25세에 멈춰져 있어 외모로는 나이를 구별할 수 없습니다. 삶이 무의미하다고 생각한 이 노인은 강도에게 시간을 빼앗기고 죽으려고 합니다. 윌은 노인을 구출하고선 “내가 당신만큼 시간을 많이 갖고 있다면 헛되게 쓰지는 않을 것”이라고 쏘아붙입니다. 노인은 잠든 윌에게 백 년을 선물하고 죽습니다. 유언은 “내가 준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입니다.

시간 범죄를 막는 특별 경찰은 강도가 노인의 시간을 훔쳤다고 생각하고 추적합니다. 윌은 뉴그리니치로 향하고 거대 시간 은행 오너의 외동딸 실비아 웨이스(어맨다 사이프리드)와 운명적으로 만납니다. 그녀는 27세인데 엄마와 외할머니와 함께 서 있으면 셋은 똑같은 나이로 보입니다. 실비아는 윌의 모습에서 생동감을 느끼고 한 팀이 되어 거친 세상으로 나아갑니다.

영화는 호화 배역과 특이한 설정에도 불구하고 크게 흥행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코노미스트들은 화폐의 본질을 드러내는 영화로 평가합니다. 경제와 경영에 관심 있다면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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