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로 시작된 결혼, 살인미수로 파국… 20대 남편 징역형

광주지방법원. /조선DB

학력과 경제력을 속이고 결혼했다가 거짓말이 들통난 뒤, ‘이혼하고 싶다’는 아내를 살해하려 한 혐의로 기소된 20대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13부(재판장 정영하)는 살인미수와 특수감금·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A(28)씨에게 징역 5년6개월을 선고하고, 형 집행 종료일부터 5년 간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령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6월 17일 오전 주거지에서 아내 B(27)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A씨는 “이혼하고 싶다. 죽고 싶다”는 B씨의 말을 듣고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부부의 비극은 결혼 전 A씨의 거짓말에서 비롯됐다. A씨는 국립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해 임용고시에 합격했지만 아버지의 사업을 물려받아야 해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또 자신이 30억대 자산가라며 치의학전문대학원 입학을 준비하는 B씨의 대학원 등록금을 지원하고, 치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면 병원을 열어주겠다고 약속했다.

이들은 지난 해 10월 혼인신고를 했다. 하지만, 남편의 말은 결혼생활 3개월 만에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고 이후 불화가 계속됐다.

A씨는 지난 3월 12일 “왜 결혼 전 재산이 많다고 거짓말을 했냐”고 따지는 아내를 폭행하고 경찰에 신고하려 하자 휴대전화를 빼앗아 아내의 머리를 가격했다. 또 지난 4월 20~21일에도 다투던 아내가 경찰에 신고하자 주먹 등으로 폭행하고 흉기로 위협하며 감금하기도 했다. A씨는 이로 인해 법원으로부터 접근금지 등 임시조치 명령을 받았으나, 지난 6월 중순 화해했다.

하지만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다. 지난 6월 17일 아내가 “결혼생활이 너무 힘들어 이혼하고 싶다. 죽고싶다”고 말한 데 격분해 허리띠로 목을 졸라 실신하게 했다. 같은 날 깨어난 아내가 몰래 112 신고를 하자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풀라고 다그치며 목을 졸랐다. 이 때 말없이 끊긴 전화를 수상하게 여긴 112 상황실에서 B씨에게 전화를 걸었고, B씨는 “남편이 못 나가게 한다. 빨리 와달라”고 외쳤다. 이에 격분한 남편이 흉기를 가져와 달아나는 B씨를 쫓아가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의해 구조돼 병원에서 치료받았다.

재판부는 “A씨는 배우자 B씨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 들통나자 그 무렵부터 관계가 틀어지게 됐다. B씨를 상대로 폭력을 행사해 접근금지명령을 받았음에도 다시 B씨와 동거하면서 폭행·상해·감금 범행을 반복하던 중 흉기를 휘둘러 B씨를 살해하려고 했다”며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밝혔다.

이어 “이 범행으로 피해자는 큰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받았고, 피고인은 용서받지도 못했다”며 “범행이 미수에 그쳤고 피해자의 생명에 지장이 생기지 않은 점, 초범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