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상업용 SMR, 현대건설 손잡고 내년 설계완료
2029년 美서 세계 최초 상용화
기존 원전 30% 가격·크기 10%
우크라 등과 잇단 설치 계약
미국 뉴저지주 남서쪽 캠던에 자리한 미국 대표 원전 업체 홀텍 로비에는 100개 넘는 특허증서가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이는 크리스 싱 홀텍 회장이 1986년 회사를 창업할 때부터 지금까지 본인이 획득한 원전 관련 특허를 전시한 것으로, 기술력이 바로 회사의 경쟁력임을 상징했다.
싱 회장은 최근 홀텍 사무실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며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현대건설과 공동 개발 중인 소형모듈원전(SMR)을 처음 상업화해 세계 시장을 제패할 것"이라고 했다. 싱 회장은 구체적으로 SMR 상세설계를 내년 말까지 완료하고, 2025년 말까지 미시간주 팰리세이즈에 최소 2기~최대 4기를 착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2029년 준공해 실제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SMR은 기존 원전보다 안전성·효율성 등에서 월등히 앞서는 차세대 원전으로, 홀텍 계획이 실현된다면 세계 최초로 SMR을 상업적으로 운용하는 사례가 될 전망이다.
싱 회장은 "SMR은 기존 원전에 비해 건설 비용은 약 30% 수준에 크기는 10분의 1 이하, 원전의 핵심인 안전성은 거의 무결에 가까운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과 공동개발 중인 SMR은 전기 출력이 160㎿(메가와트)로 기존 원전의 10분의 1수준이다.
싱 회장은 "특히 홀텍은 냉각수 주입이 필요 없는 자사만의 자연대류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후쿠시마 원전과 같은 사고 발생 가능성이 제로"라고 강조했다. 후쿠시마 원전을 포함한 원전 사고는 대부분 쓰나미 등으로 원전 내 노심 온도를 낮출 냉각수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고온으로 원전 내부가 폭발해 발생한다. 반면 홀텍의 자연대류 기술은 외부 냉각수 주입 없이 조금의 수증기만으로 내부 냉각이 가능한 신기술이다. 이 때문에 SMR 설치 위치가 바닷가 근처일 필요가 없고, 내륙과 오지에도 가능하다.
싱 회장은 "특히 홀텍이 SMR을 설치할 곳인 팰리세이즈는 이미 관련 원전 인프라스트럭처가 갖춰져 있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히 유리하다"고 밝혔다.
팰리세이즈 원전은 지난해 5월 영구 정지됐지만 미시간 주정부가 재가동을 결정했다. 홀텍이 2025년 말 재가동을 목표로 이를 준비 중이며, 잔여 용지에 SMR을 건설하게 된다.
싱 회장은 우크라이나를 비롯해 벌써 여러 나라와 SMR 건설을 위한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난 3월 홀텍의 SMR 21기 배치 계획을 발표했고, 이에 따라 2029년 우크라이나에 SMR 1호기가 배치될 예정이다.
홀텍 기술력은 SMR뿐만 아니라 해체 부문에서도 선두 주자다. 미국 내 인디언 포인트, 오이스터 크리크 등 5곳 해체를 홀텍이 맡고 있다. 아울러 원전에서 핵심 시설인 사용 후 핵연료 저장 시설 분야에서는 세계 1위다.
한편 싱 회장은 펜실베이니아대 기계공학 박사 출신으로 개인특허 190여 개를 보유하고 있으며, 홀텍은 약 220개를 보유 중이다. 싱 회장은 "지속적인 기술 개발로 특허 출원을 진행 중이고, 특허 수는 앞으로도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 윤원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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