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원장 "감사·수사 중" 도돌이표…국감 '통계조작' 공방(종합)

'최소 94회 조작' 감사원 감사 결과 두고 여야공방
손태락 원장은 양측 질의에 모두 "답변 어렵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손태락 한국부동산원 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10.19.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예슬 조재완 기자 = 문재인 정부 시절 최소 94회의 집값 통계 조작이 있었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와 관련해 19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야당은 '표적 감사', 여당은 '국기문란'이라며 서로 목청을 높였다.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대해 손태락 한국부동산원 원장은 "감사, 수사 중인 사안이라 말할 수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野 "감사원 표적 감사", "통계기법 차이"

이날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감사원이 최종 감사보고서 공개 전 중간발표를 한 내역을 보면 이명박 정부에서 1건, 박근혜 정부에서 4건, 윤석열 정부에서는 1년 6개월밖에 안 지났는데 5건이나 된다"며 "문재인 정부에서는 없다. 유난히 보수정권은 중간발표를 많이 하는데, 국민들이 납득하기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조 의원은 "감사는 유죄 여부를 판단하는 자료조사 단계에 불과한데, 판사가 판결을 내리는 것처럼 공개하는 감사는 정치적 표적 감사일 수밖에 없다. 망신 주기 감사"라며 손 원장을 향해 "실제 통계 조작이 있었느냐. 불법적이고 부당한 통계조작 지시를 받은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손 원장은 "그 부분은 감사가 진행 중이다", "답변이 곤란하다"고 답했다.

같은 당 한준호 의원은 "부동산원은 기하평균인 제본스지수를, KB는 산술통계인 칼리지수를 내는데 감사원은 지수 작성 방법이 다른데도 불구하고 기준일자만 맞춰서 비교했다"며 "감사원의 결과 도출은 단순히 수학을 산수로 보고 굉장히 무식하게 접근한 것이다. 의도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주장했다. 허영 민주당 의원도 손태락 부동산원 원장에게 "KB통계가 부동산원보다 정확하냐"고 질문했다.

손 원장은 통계 작성방법과 관련해 "일률적으로 말할 수 없다", "통계마다 장단점이 있다"고 답변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통계 기법상의 차이에 따른 편차라고 보는 보도도 있었는데 그게 사실이면 그렇게 주장을 해라"며 "입 닫고 있으니 논란이 증폭되는 것 아니냐. 소신껏 말할 자신이 없느냐"고 했다. 손 원장은 역시 "이 부분에 대해 감사와 수사가 집중되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與 "통계 조작, 지시받고 묵인했나"

여당 의원들은 전 정부의 통계 조작 의혹에 대해 맹공을 퍼부었다.

서일준 국민의힘 의원은 "원장님도 청와대나 국토부 등 윗선으로부터 통계 조작에 대해 지시받거나 알고도 묵인한 사실이 있었느냐"고 했고, 손 원장은 "수사 중이라 답이 곤란하다"고 답했다.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통계 조작은 국기문란이고 망국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며 "감사원의 발표를 보고 원장은 무엇을 느꼈느냐"고 물었다. 이에 손 원장은 "통계담당기관의 장으로서 이런 일로 문제가 된 데 대해 국민들에게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은 전 정부가 부동산 통계 조작을 위해 한국부동산원의 검증 능력을 무력화하기 위해 업무 세칙을 삭제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은 "전국 주택가격동향조사 업무세칙 13조에 검증을 실시해야 한다고 돼 있었는데 문재인 정부 이후 2017년 11월 갑자기 업무세칙에서 없어졌다"고 지적하자 손 원장은 "처음 들었다"고 했다. 박 의원이 "2022년 12월26일에는 조사 결과 및 통계 적정성 등을 검증한다고 세칙이 다시 바뀌는데, 통계 조작에 가담했는지 안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인지는 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검증 조항을 뺀 것은 같은 내용이 7조에 있어 중복을 피하기 위해 세칙을 손본 것"이라며 "지난해에는 주무부서 역할 등을 분명히 하기 위해 조항을 새로 만들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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