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과 예금금리 좁혀지는 저축은행…‘설상가상’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저축은행 예금금리 수준까지 상승하면서 저축은행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 부실 등으로 저축은행의 연체율이 높은 상황에서 수신마저 줄어들 경우 경영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발 수신금리인상 경쟁을 우려하고 있어 예년과 같은 ‘고금리 특판’으로 고객을 적극 유치하기엔 어려움이 따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9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연 4.24%다. 이는 지난달(4.17%) 대비 0.07%포인트 오른 수준이다.
주요 저축은행가 시중은행간 예금금리차는 상당히 좁혀졌다. OK저축은행·페퍼저축은행 연 4.41%, SBI저축은행 연 4.31%, 웰컴저축은행 연 4.00% 등 주요 저축은행들은 4% 중반 이하의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시중은행 정기예금 상품 중 최고금리 상품(연 4.35%)과 비교했을 때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이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요 정기예금 최고금리는 연 4.00~4.05%대에 형성돼있어 저축은행과의 금리 차이는 0.4%포인트 내외에 그친다. 저축은행들은 일반적으로 금융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시중은행을 선호하는 점을 감안하여 시중은행보다 금리를 1%포인트가량 높게 책정해 경쟁력을 확보해왔다.
저축은행들은 섣불리 금리를 올리지 못 하는 것은 금융당국이 과도한 수신 확보 경쟁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에나섰기 때문이다. 금융권의 수신금리 인상 경쟁이 과열되면 조달 비용이 올라 대출금리 상승을 유발할 수 있고, 증시 등으로부터 시중 유동성이 빨아들이는 ‘역(逆)머니 무브’를 촉발할 수 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전날 금융시장 현안 점검·소통 회의에서 “올해 4분기 만기 도래 자금 규모가 예년에 비해 다소 큰 점을 감안해 경각심을 가지고 자금 이동 상황을 주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당국에서 시시각각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보니 일단은 시중은행 금리 추이를 관망하고 있는 중”이라며 “다만 시중은행은 우대금리 조건이 까다로운 편이다보니 (기본금리가 높은 저축은행 상품이) 아직까진 금리 경쟁력이 있는 걸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자사 유동성을 감안해 작년과 달리 특판은 안 내놓고 상품별 가입기간에 따른 금리 구간 등을 조정하는 식으로 (은행 예금금리 상승에)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 우려로 PF 부실 우려는 갈 수록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연체율은 4.61%로 지난 3월(4.07%)에 비해 0.54%포인트 올랐다. 은행이나 보험은 선순위이거나 시공사가 양호한 사업장을 중심으로 PF 사업에 참여했지만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은 후순위와 브릿지론처럼 수익률은 높되 리스크가 큰 물량 위주로 소화해 부실 우려가 지속해서 제기됐다.
권정혁 기자 kjh05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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