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금리 급등·중동 불안에 국내외 시장 와르르···코스피 급락, 원·달러 상승
미국 국채 금리가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을 찍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충돌로 지정학적 불안이 고조되면서 국내외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였다. 코스피가 2% 가까이 하락하고, 원·달러 환율도 7.8원 급등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보고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다.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날 종가보다 46.80포인트(1.90%) 내린 2415.80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30.68포인트(1.25%) 내린 2431.92에 개장한 뒤 하락폭을 키웠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605억원, 2482억원어치 순매도했고, 개인은 3893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코스닥은 전날 종가보다 24.85포인트(3.07%) 내린 784.04로 장을 마쳐 낙폭이 더 컸다.
원화도 약세를 보여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날 종가보다 7.8원 상승한 달러당 1357.4원에 마감했다.
이날 시장 불안이 고조된 가장 큰 이유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16년만에 4.9%를 넘어설 정도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18일(현지시간)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4.93%까지 오르며 5%대 돌파를 목전에 뒀다. 채권금리(수익률)가 오른다는 것은 채권값이 하락했다는 뜻이다. 전날 발표된 미국의 소매판매 등 경제지표가 예상과 달리 계속해서 좋게 나오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금리를 길게 가져갈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 채권금리 상승으로 이어졌다. 기준금리 상승은 채권 보유의 매력도를 떨어뜨려 채권값이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추가 금리 인상 시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는 장기 채권을 시장에서 사려고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수급 측면에서도 이스라엘 하마스 분쟁 비용 마련을 위해 미국이 국채 발행을 늘릴 경우 채권금리를 끌어올릴 것이란 우려가 시장에 잠재해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 성과가 미흡한 점도 지정학적 불안을 키웠다. 가자지구 병원 공습 여파로 미국과 팔레스타인, 요르단, 이집트와의 4자 회담은 취소되면서 중동을 둘러싼 지정학적 불안은 오히려 더 커진 상황이다. 이날 국제유가는 전쟁 발발 후 최고치까지 상승했다.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83% 상승한 배럴당 88.22달러까지 올랐다.
이날 한은은 금리를 동결했다. 하지만 물가가 예상보다 더디게 떨어질 것으로 보고, 긴축 기조를 강화한 점은 시장을 위축시켰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한은 총재의 발언이 매파적으로 해석되면서 시장이 내일 예정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도 안심할 수 없다고 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시아 시장도 일제히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1.91%), 중국 상하이종합지수(-1.74%), 홍콩 항셍지수(-2.43%) 등이 모두 하락 마감했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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