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강조한 최태원 "빠르고 확실히 변해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서든데스(Sudden Death·돌연사)' '생존' '변화' 등을 언급하며 기민한 경영 대응을 촉구했다. 최 회장은 지정학 위기 심화와 경기 불확실성 확대 등 SK그룹을 둘러싼 환경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
19일 SK그룹은 '2023 CEO 세미나'를 16~1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했다고 밝혔다. SK그룹이 연례 경영 전략 회의인 CEO 세미나를 해외에서 연 것은 2009년 중국 베이징 이후 14년 만이다. 최 회장은 18일 폐막 연설을 통해 "급격한 대내외 환경 변화로 빠르게, 확실히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며 서든데스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앞서 최 회장은 2016년 6월 확대경영회의에서 서든데스를 처음 언급했다. 이 화두를 다시 들고나온 것은 SK그룹이 맞닥뜨린 경영 환경을 그만큼 엄중히 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 회장은 △미국·중국 간 주도권 경쟁 심화 등 지정학적 이슈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생성 가속화 △양적완화 기조 변화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 증대 △개인의 경력 관리를 중시하는 문화 확산 등을 한국 경제와 기업이 직면한 주요 환경 변화로 꼽았다.
그는 이 같은 경영 환경에서 한국과 SK가 생존하기 위한 선택지를 제시하며 글로벌 협력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새로운 글로벌 전략 방향으로 △글로벌 전략과 통합·연계된 사회적가치(SV) 전략 수립과 실행 △미국·중국 등 경제 블록별 글로벌 조직화 △에너지·AI·환경 관점의 솔루션 패키지 등을 제안했다.
SK CEO들은 이번 세미나에서 2010년 중국에 설립한 SK차이나와 같은 그룹 통합법인을 다른 거점 지역에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최 회장은 또한 CEO들에게 사업 확장과 성장의 기반인 투자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철저한 검증과 투자 완결성 확보를 강하게 주문했다. 그는 "투자 결정 때 매크로(거시환경) 변수를 분석하지 않고, 마이크로(미시환경) 변수만 고려하는 우를 범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CEO들은 맡은 회사에만 관심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그룹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솔루션 패키지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CEO 세미나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주요 경영진 30여 명이 참석했다.
[정승환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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