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 넘어 치료용으로…K-톡신 '영토확장'
국산 제품 매년 수출액 경신
대웅, 편두통 치료제에 도전
휴젤, 2025년 매출 1조 목표
메디톡스, 신제품으로 美공략
국내산 '보툴리눔 톡신'(이하 톡신)의 수출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업체들은 미용 시장을 넘어 편두통 등 치료제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웅제약, 메디톡스, 휴온스바이오파마 등 국내 톡신 업체들은 생산 공장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톡신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는 글로벌 톡신 시장이 2022년 64억달러(약 8조7000억원)에서 연평균 11.5%씩 성장해 2030년 154억달러(약 20조9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톡신 수출 규모도 커지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톡신 수출액은 올해 3분기 누적 2억5191만달러(약 3392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보다 16.5% 증가한 수치이며 올해는 연간 최고 수출액인 지난해의 2억9630만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산 톡신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대웅제약의 '나보타' 상반기 매출은 전년 대비 11.6% 성장한 753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연간 매출은 2022년의 1420억원을 넘어 최대 매출을 경신할 것으로 기대된다. 나보타의 해외 매출은 2021년 492억원에서 2022년 1099억원으로 2배 이상 뛰었다. 올해 상반기에도 전체 매출 753억원 가운데 해외 매출이 629억원을 차지했다.
대웅제약은 파트너사 이온바이오파마를 통해 나보타의 치료용 시장 진입을 엿보고 있다. 국내에서는 미용용 톡신 시장이 90%에 이르지만 지난해 글로벌 치료용 톡신은 전체 톡신 시장의 53%를 차지했다. 이온바이오파마는 지난 9월 미국에서 나보타에 대해 편두통 치료와 관련한 특허를 취득하며 2041년까지 해당 분야에서 미국 내 독점적 권리를 확보했다.
늘어난 글로벌 매출에 맞춰 대웅제약은 시설 확충에 힘쓰고 있다. 내년까지 총 1000억원을 투입해 경기도 화성 향남 지역에 나보타 3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3공장은 연간 1300만바이알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기존 1공장과 2공장의 생산 역량 500만바이알을 포함해 연간 최대 1800만바이알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다른 톡신 기업의 글로벌 매출도 상승세다. 휴젤의 톡신 사업 매출은 2020년 1095억원에서 2021년 1246억원, 2022년 1607억원으로 2년 새 46.8% 급증했다. 올 상반기 매출도 7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 늘었다. 휴젤 매출의 원동력도 역시 해외다. 지난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보툴렉스'의 품목허가를 신청한 휴젤은 글로벌 3대 톡신 시장에 진출해 2025년 연 매출 1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휴젤은 2025년까지 현재 60% 수준인 해외 매출 비중을 8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휴젤은 2024년 가동을 목표로 3공장을 건설 중인데 3공장이 완공되면 현재 연간 생산량 572만바이알의 2.4배 수준인 1372만바이알의 완제품을 매년 생산할 수 있다.
메디톡스는 미국에서 임상 3상 시험을 마친 액상 제형의 톡신 제제 MT10109L의 미국 품목허가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메디톡스 매출은 2020년 652억원, 2021년 631억원, 2022년 947억원으로 2년 사이 45.2% 성장했다. 올 상반기 매출은 44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7% 늘었다. 메디톡스는 제3 공장에서 연간 6000억원어치의 보툴리눔 톡신 완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만큼 신제품 뉴럭스 등을 대량생산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게 목표다.
[강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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