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의대 정원 확대 못 박아…“계속 주판알 두드리면 앞으로 못가”

유정인 기자 2023. 10. 19.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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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충북대학교 개신문화관에서 열린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필수의료혁신 전략회의’에서 발언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은 19일 “지역 필수 의료를 살리고 초고령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의료 인력 확충과 인재 양성은 필요 조건”이라고 밝혔다. 또 “계속 주판알을 두드리면 앞으로 나갈 수가 없다”며 내년 총선 전 속도감 있는 추진을 못 박았다. 최고 국정 책임자가 직접 의대 정원 확대 의지를 밝히면서 향후 구체적인 정원 확대 폭을 두고 공론화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충북대학교 개신문화관에서 주재한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필수의료혁신 전략회의’에서 “의료혁신의 목적은 국민을 위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2025년 입시부터 현재 3058명인 의대 정원을 대폭 확대하겠다는 원칙을 세우고 구체적인 규모와 방식을 검토 중이다.

윤 대통령은 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의사 수 확대 필요성을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그는 “필수 중증, 지역 의료 체계의 정상화 확립은 대선 공약이자 국정과제였는데 의사 수 확대가 필요 조건이라 시간이 좀 걸렸다”면서 “연초부터 제가 복지부 장관을 보기만 하면 어떻게 돼 가느냐 독촉을 해 왔다”고 말했다.

내년 4월 22대 총선을 앞두고 의료계의 반발이 극대화할 경우에 대한 정치적 우려가 제기되는 데는 돌파 의사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당에서는) 선거에 손해를 보지 않겠느냐는 걱정을 하기도 하지만 선거를 위한 정치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통 부족 지적이 많아 반성하고 더 소통하려 하지만, 추진하면서 소통해야 한다”면서 “속도감 있게 나아가며 관련 분야 분들과 소통해야 국민에게 가장 유리한 방안이 나온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그냥 많이 뽑다 보면 (의사들이) 알아서 월급이 적고 힘든 일에도 간다는 생각으로 하면 자리를 잡는데 수십 년이 걸린다”며 보험 수가 조정, 보상 체계 개편 등을 언급했다. 소아청소년과 의료진 부족 사태 원인으로는 의료진이 대거 재판에 넘겨진 이대 목동 병원 사태를 꼽았다. 윤 대통령은 “만약 뇌수술 전문가가 사법처리 될 비리를 저질렀는데 지금 뇌수술해 살릴 생명이 줄 서 있다면 사람부터 살리고 봐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도 말했다.

의사 수 확대는 지역 필수 의료 정상화 조건이자 일자리 창출과 지방시대 실현을 위한 과제로 바라봤다. 윤 대통령은 “단순히 의사를 늘린다는 개념이 아니고 보건 의료 서비스를 더 강화시킴과 아울러 바이오헬스 분야에서 고소득 일자리를 많이 창출한다는 산업 전략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연구개발(R&D) 예산을 대폭 삭감된 데 비판이 나온 것을 언급하면서 “바이오 분야 R&D 예산은 지금 굉장히 많이 늘렸다”고 했다. 그는 이어 “지역 격차라고 하는 것도 교육과 의료에 달려 있다”며 “그래야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를 줄이고 제대로 된 지방 시대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보건복지부는 국립대병원을 필수의료 중추로 거점화하고 소관을 교육부에서 보건복지부로 옮기는 안을 보고했다. 회의에는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서울대·충북대학교 총장, 10개 국립대 병원장과 의료진, 소비자, 관련 분야 전문가 등이 참석했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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