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리그] 이대성이 돌아본 AG “한국 농구, 지금이 성장할 기회”
이대성은 19일 한국의 취재진을 대상으로 줌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대성은 이 자리를 통해 일본에서의 생활, 직접 부딪쳐본 B.리그, 한국 농구의 현주소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취득한 이대성은 KBL이 아닌 해외로 시선을 돌렸다. NBL, B.리그 팀들과 협상한 끝에 씨호스즈 미카와와 계약하며 일본무대로 향했다.
이대성은 B.리그 개막 후 4경기 평균 24분 29초 동안 7.3점 4리바운드 1어시스트를 남겼다. 14일 가와사키를 상대로는 B.리그 이적 후 최다인 18점을 기록하며 연착륙을 알렸다.
대학 재학 시절부터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이대성은 “많이 아쉽고 불만족스럽다. 새로운 환경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거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부분도 있지만 쉬운 슛을 많이 놓쳤다. 결국 새로운 환경이라 해도 팀이 이기는 데에 얼마나 도움을 주느냐가 성공의 잣대가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한국 농구를 향한 한마디도 남겼다.
일본에서의 생활
가족들이 함께 와서 수월하게 적응했다. 편하게 생활하고 있다. (미카와는 외곽 지역에 있는 도시인데 심심하진 않나?)도쿄, 나고야 등에 비하면 조용한 도시지만 나는 인생을 걸고 농구하러 왔다. 가족들과 시간 보내기엔 좋다. 시골이지만 ‘슥세권’이다. 3분 거리에 스타벅스가 있다(웃음). 있을 건 다 있어서 좋다.
일본어 공부
많이 하진 않았다. 아는 단어로 간단한 얘기만 한다. (같은 팀인 나카무라 타이치와는 한국어로 대화하나?)영어로 얘기한다. 아침에 “굿모닝”이라고 하면 “안녕하세요”라고 답한다. 가끔 한국어를 써줘서 고맙다.
월드컵에서 일본의 활약상을 어떻게 봤나?
TV 중계를 해줘서 월드컵 경기를 다 봤다. 내가 봐도 일본은 정말 재밌게 경기를 했다. 큰 점수 차로 지고 있어도 역전했다. 너무 재밌게 농구를 해서 인기가 많아질 거라 예상했다. 실제로 개막 후 B.리그 관중들의 농구 열기에 놀랐다.
한국은 아시안게임에서 참패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참패가 맞다. 결과가 아쉬웠던 건 분명한 사실이다. 개인적으로는 큰 실패를 겪은 후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쉬움을 느낄 여유도 없다. 앞으로 어떤 부분을 받아들여야 하는지 고민해봐야 한다. 참패를 인정하고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집중했으면 한다. 한국 농구는 지금이 성장할 기회다. 문이 열려있다. 나도 다시 기회가 온다면 (대표팀에서)최선을 다해 뛰겠다.
이제 4경기를 치렀는데 많이 아쉽고 불만족스럽다. 새로운 환경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거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부분도 있지만 쉬운 슛을 많이 놓쳤다. 결국 새로운 환경이라 해도 팀이 이기는 데에 얼마나 도움을 주느냐가 성공의 잣대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일본의 팀 훈련 환경은 한국과 어떻게 다른가?
모든 팀을 다 경험해본 건 아니다. 팀마다 다를 텐데 우리 팀만 얘기해보겠다. 농구가 인생의 전부인 건 당연하지만, 한국에서는 오랜 시간 동안 훈련을 했다. 나도 그게 효율을 높이는 방법이라 생각했는데 우리 팀은 오전에 1시간만 하면 끝날 때도 있다. 그래서 가족들과 보낼 수 있는 시간도, 개인적으로 리프레쉬할 시간도 있다. 그래도 농구에 대한 욕심이 있다 보니 개인훈련도 꾸준히 하고 있다.
B.리그는 외국선수 2명이 함께 뛴다.
가와사키는 귀화선수도 2명이 있다. 4경기 내내 200cm 넘는 선수를 막았다. 쉽게 예를 들면 라건아(KCC)를 저스틴 구탕(LG)이 막는 것이다. 생각 못한 변수여서 당황했지만, 선수는 큰 도전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 그래서 일본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앞으로 다가올 경기도 기대된다.
꼭 맞붙고 싶은 선수
일본에 오기 전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했다. 토가시 유키를 비롯한 포인트가드를 막을 거라 생각했는데 막상 와보니 센터, 장신 포워드들을 막고 있다. 그래도 일본 최고 스타들과의 매치업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카와무라를 꼽고 싶다. 눈빛만으로도 놀라게 하는 건 쉽지 않은데 카와무라는 눈빛부터 인상적이었다.
B.리그는 대부분 주말만 경기를 치르는데 컨디션 조절하기엔 어떤가?
아직 몇 경기 안 치러봐서 모르겠다. 다만, 마케팅 측면에서는 나은 것 같다. 관중들이 경기장에 오기 편하다. KBL도 이런 식의 일정을 도입해보면 좋은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선수 입장에서 백투백은 쉬운 게 아니지만, 나도 적응해나가고 있다. 긍정적인 부분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신경 쓸 여력이 없다. 아직 팀도, 나도 여유가 없다. 개인의 매치업보단 3명 다 건강하게 시즌을 치르는 게 우선이다. 건강이 최고다. 팀마다 60경기를 치른다는 건 60번의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그 안에서 기회를 잘 살리며 건강도 챙겼으면 한다.
FA가 될 때부터 해외 진출을 염두에 뒀다. 호주리그도 알아봤는데 현재의 선택에 만족하나?
인간으로서, 농구선수로서, 그리고 우리 가족의 성장을 위한 선택을 했다. 일본은 목표에 부합하는 환경이다. 물론 마냥 좋은 면만 있는 건 아니다. 경기 스타일은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그래서 좋은 선택이라 생각한다. 여기서 의미를 찾아갈 거란 확신을 갖고 있다.
개인적인 목표
건강하게 60경기 모두 치르는 게 목표다. 충분히 기회를 잡고 팀에 도움이 될 거라 믿는다. 외국선수들을 수비하며 공격에서도 에너지를 발휘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버거운 환경이지만, 이겨내고 싶다. 경기장에 한국 팬들도 있다. 큰 약속을 드릴 순 없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선 최선을 다하겠다. 그것만큼은 약속드릴 수 있다. 응원 보내주셔서 감사드린다.
한국선수들에게 일본 진출을 권하고 싶은가?
내가 권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어떤 종목이든 더 나은 환경에서의 도전은 성장에 도움이 된다. KBL도 좋은 역사를 가졌지만, 세계에는 비슷하거나 더 나은 리그가 무수히 많다. 우리는 해외 진출에 인색하다. 안 좋은 시선으로 본다. 우리나라 전체적인 시스템이 성장하려면 농구가 더 다양해져야 한다. KBL이 NBA는 아니기 때문에 KBL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게 농구선수로서 정점은 아니다. 더 큰 꿈, 리그 진출을 목표로 삼았으면 한다.
#사진_점프볼DB, 미카와 소셜미디어 캡처, 줌 인터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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