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나눠먹기·뿌리기 예산 정리…R&D 중요하다고 성역인가"(종합)
"탈중국 없다"…59조 세수펑크엔 거듭 "송구"
(세종=연합뉴스) 이준서 민경락 기자 =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연구·개발(R&D)이 중요하다는 이유로 구조조정의 예외가 돼야 하는 성역인가"라며 방만한 부분을 재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내년도 연구·개발(R&D) 예산안 삭감과 관련한 야당 의원들의 거듭된 지적에 이같이 답변했다.
거시경제 흐름과 관련해선 '상저하고' 전망을 유지하면서 "유일하게 걱정하는 것은 이스라엘, 중동 사태"라며 "세계 경제나 우리 국내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긴장하면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일본 같은 잃어버린 20년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강도 높은 구조개혁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R&D 예산 3년간 10조 빚점프…한번 추슬러야 할 타이밍"
추 부총리는 "R&D가 대한민국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인식은 어느 정부보다 약하지 않고 오히려 강하면 강하다"라며 "한번은 나눠먹기식, 뿌리기식, 폐쇄적이고 분절적인 분야의 예산을 정리할 필요가 있고, 제대로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전략적 예산을 늘리자는 정신을 갖고 재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추 부총리는 "(윤석열 정부) 첫해에 미처 보지 못했던 부분들을 차분히 보니까 한번은 R&D 예산을 구조조정할 때가 됐다는 문제의식을 가진 것"이라며 "예산 10조원에서 20조원까지 11년 걸렸는데, 20조원에서 30조원까지는 오는 데 단 3년 걸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요해서 늘린 것은 일정 부분 이해하는데 너무 방만하게 빨리 늘렸다"라며 "옥석을 가리면서 필요한 데 늘렸어야 했는데 정말 많은 부분에 전방위적으로 많이 늘렸다"고 했다.
민주당 정태호 의원이 "예산삭감이 너무 졸속으로 진행되는 느낌"이라고 지적하자, 추 부총리는 "어느 시점에서 한번은 추슬러야 할 타이밍"이라며 "R&D가 중요하다는 이유로 구조조정 대상에서 예외가 되고, 대폭 늘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3년간 다시 10조원 늘어나는 빚 점프를 하면서 아무도 터치 안 해야 하느냐? 성역은 아니지 않는가"라며 "(구조조정) 필요성에 관해서는 국회에서도 지적이 있었다. 그 연장선상에서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일부 소통이 부족한 부분이 현장에서도 나오고 있기 때문에 국회 심사과정에서 관련 연구계와 소통을 강화할 예정"이라며 "정부가 하고자 하는 것에 대해 이해를 구하고 경청할 부분 경청하겠다"고 덧붙였다.
"日 같은 잃어버린 20년 안 돼…탈중국 없다"
추 부총리는 거시경제 흐름에 대해 "경제는 상반기의 어려움을 지나서, 여름 집중호우와 폭염이 지나면서 4분기 가면서 점차 나아질 것"이라며 "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의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 1.4%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4분기에 우리 경제가 2% 안팎은 성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3분기에 1%대 초반, 4분기에는 이스라엘 (사태) 등의 외생 충격이 없다면 그보다 훨씬 좋은 모습으로 간다"고 전망했다.
내년도 성장률 전망과 관련해선 "(IMF가 전망한) 내년 성장률 2.2%는 1조달러 이상의 경제국가 중 최고 성장률"이라며 "계속해 우상향하는 쪽"이라고 덧붙였다.
추 부총리는 '일본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일본과 같은 잃어버린 20년이 있어서는 안 된다"라며 "제대로 하지 않으면 그렇게 갈 수 있다, 그래서 힘들지만 구조개혁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저출산·고령화 위기가 엄중하게 다가오고 있다. 일정 수준 이상 성장하려면 생산성을 높이는 구조개혁의 강도 높은 추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를 강조하면서 "하루살이로 국가를 책임지면 빚잔치하고 떠나면 되는데 국민은 앞으로 계속 영원히 가야 할 대상"이라며 "재정준칙 법제화는 정말 필요하다"고 말했다.
탈중국 논란에 대해선 "중국은 굉장히 중요한 국가다. 탈중국 안 한다. 중국은 굉장히 중요한 국가"라며 "한·중·일 정상회의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을 외면하고 등 돌릴 이유는 없다"고 일축했다.
"상당규모 세수추계 오차 송구…개선안 찾겠다"
'세수 펑크'에 대해선 거듭 고개를 숙였다. 앞서 기재부는 세수재추계를 통해 올해 국세수입이 당초 예상보다 59조원 부족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추 부총리는 "상당한 규모의 세수 전망 추계 오차가 발생하게 된 것에 대해 국민들께 송구하다"라며 "작년 말부터 국내외 경제 상황이 급변하면서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보다 악화했고 자산시장도 침체하면서 세수 추계 오차가 크게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문기관인 국회예산정책처와 협업을 강화하고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 전문가의 컨설팅을 받아서 제대로 추계하는 등 개선안을 적극 찾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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