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장이 간다] "신촌에 新대학로 조성…청년문화 1번지로"

권오균 기자(592kwon@mk.co.kr) 2023. 10. 19.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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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헌 서울 서대문구청장
연세대앞 경의선 지하화 추진
체육시설·공연장·스타트업 등
5만평 규모 청년 인프라 구축
명물가게 되살려 상권 활성화
차없는거리 유지엔 우려 표명

"전국에서 가장 많은 대학이 있는 도시가 서울 서대문구입니다. 국내외 청년들의 주된 활동 공간인 신촌에서 글로벌 소통의 장을 마련한다면 전 세계 청년들 간 교류가 더욱 활발하고 긴밀하게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최근 매일경제와 만나 "신촌 살리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대문구는 젊은 도시다. 서대문구는 관내에만 9개 대학이 있으며 신촌 인근의 홍익대와 서강대까지 포함하면 11개나 되는 대학이 밀집해 있다. 특히 신촌에는 관내 5개 대학, 그리고 인근 마포구의 2개 대학까지 총 7개 대학이 포진해 있다. 당연히 청년과 외국인 유학생 비중도 높다. 올해 7월 기준 신촌에 거주하는 내외국인은 2만6067명인데, 20·30대가 1만7408명으로 66%에 달한다. 이 중 외국인 거주자는 5745명이며, 20·30대 외국인 거주자는 5227명으로 신촌에 거주하는 전체 외국인 중 90%에 육박한다.

서대문구는 청년이 신촌을 떠나지 않고 정주할 수 있는 인프라스트럭처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연세대 앞 경의선 철도를 지하화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5만평 용지에 신(新)대학로를 조성할 계획이다. 산학공동연구단지, 청년창업연구단지, 스타트업 기업, 공연장, 체육시설, 공원, 주차장 등의 인프라 시설을 한곳에 모아서 청년들이 마음껏 끼를 발산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이 구청장은 "민자를 유치하는 방향으로 국토교통부 및 서울시와 적극 협의한다면 이른 시일 내에 사업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서대문구는 지난달 14일부터 17일까지 4일간 신촌 연세로·스타광장·명물거리·창천문화공원 등에서 신촌 글로벌대학문화축제를 열었다. 국내 대학생·유학생, 각국 대사관, 국내외 관람객 등이 호응했다. 이 구청장은 "축제가 열린 나흘 동안 53만여 명이 다녀갔다"며 "'역동적이고 젊음이 넘치는 신촌' '글로벌 문화관광도시 신촌'으로 도시 이미지를 브랜딩해 과거 청년문화의 중심지였던 신촌의 명성을 되찾고 글로벌 청년문화 중심지로 한 단계 도약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촌의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려는 기획과 함께 전통 있는 가게 지원에도 힘쓰고 있다. 서대문구는 이화여대 명물로 꼽히던 분식집 '빵 사이에 낀 과일(빵낀과)'이 폐업을 논의하자 재개장을 설득했다. 구는 사라져가는 명물 가게의 메뉴가 사라지지 않도록 레시피를 전수하면서 신메뉴까지 개발하기로 했다. 이 구청장은 "이런 가게들은 상권의 명물이라고 생각하고 보존·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서대문구의 신촌 상권 살리기에 뜻하지 않은 암초가 생겨났다. 이달부터 연세대 앞에서 신촌로터리 550m 구간인 연세로에 다시 대중교통만 통행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 구청장은 "2년 정도 반짝하고 급전직하해 작년만 해도 서울에서 제일 몰락한 상권이 돼 30~40년 이곳에서 일한 상인들이 원망하고 어쩔 수 없이 문 닫는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구와 상인들의 강력한 요청으로 서울시는 지난 1월부터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를 위한 일반차량 통행 시범운영을 진행했다. 대중교통전용지구를 해제한 시범운영 기간 동안 신촌의 상권은 상승세를 보였다. 서울신용보증재단에서 낸 지난 1분기 매출 지표에 따르면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 이후 신촌로 상권 매출과 매출액은 각각 22%, 23%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시가 이달부터 내년 3월까지 6개월간 다시 전용지구를 재운영하기로 하면서 서대문구의 신촌 살리기에 차질이 빚어졌다. 서울시와 서대문구는 시범 기간 연세로 상권 매출 증가에 대한 해석을 달리한다. 시는 차량 통행 효과인지, 코로나19가 종식된 영향인지 파악하기 위해 추가 실험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이 구청장은 "2019년 코로나19가 없던 시기와 비교하면 되지, 지금 시점에서 추가 실험을 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상인들이 울부짖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

△1958년 전남 영광 출생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언론학 박사 △김영삼 전 대통령 정무비서관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초대 비서실장 △16·18대 국회의원

[권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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