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엎친 데 '美금리' 덮쳐…떠나는 외인들 "단기 반등 어렵다"

김진석 기자 2023. 10. 19.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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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팔레스타인(하마스) 전쟁 확전 우려에 미국 금리 부담까지 번지면서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서 대거 빠져나갔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중동 불안 재점화, 미 국채 10년물 금리 4.9%선 돌파 등으로 약세를 보였다"며 "국내 증시도 동일한 이유로 부담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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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팔레스타인(하마스) 전쟁 확전 우려에 미국 금리 부담까지 번지면서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서 대거 빠져나갔다. 이로 인해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크게 출렁였다. 증권가는 "악재가 쌓인 상황"이라고 평가하며, 단기 반등 가능성을 낮게 본다.

19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6.80포인트(1.90%) 내린 2415.80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4.85포인트(3.07%) 하락한 784.04를 보였다.


1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6.80포인트(1.90%) 내린 2415.80을 기록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1605억원, 2481억원씩 팔아치웠다. 코스닥은 3.07% 떨어지며 790선까지 내줬다. 외인과 기관의 매도세에 밀려 낙폭이 커진 결과다.

이날 코스피에서 하락한 종목은 812개로 상승 종목(95개)의 8.5배에 달했다. 코스닥에서는 156개가 상승한 반면, 하락 종목은 1431개에 달해 증시 전반이 큰 타격을 받았다.

가자지구 병원 폭격으로 미국 중재가 무산될 가능성에 더해 미국 금리까지 고공행진하면서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국내 기업들도 악화된 실적을 내놓고 있어 호재가 없는 내리막길 장세가 이어진다.

지난 17일(현지 시각) 가자지구에서는 알아흘리 아랍병원이 폭격받아 약 500명이 숨지고 수백여명이 부상을 당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대규모 학살이라고 주장했고, 요르단에서 예정됐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중동 지도자들과의 회담도 취소됐다.

이스라엘을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이스라엘 안보 지원 예산을 미국 의회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본격적으로 참전할 경우 이란 등 중동 국가들도 전쟁에 참전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미국 국채 고금리 지속도 증시에 부담을 더한다. 미국과 한국 간 금리 격차가 더욱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날 한국은행은 이달 기준금리를 현행 3.5%로 동결했다. 미국의 경우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으면 연내 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한·미 간 금리 격차가 커지면 국내 자본시장 내 해외 자금 이탈이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중동 불안 재점화, 미 국채 10년물 금리 4.9%선 돌파 등으로 약세를 보였다"며 "국내 증시도 동일한 이유로 부담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 "단기 반등 어렵다"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증권가는 중동 전쟁, 미국 금리 등 대외 악재에 둘러싸인 국내 증시의 단기 반등은 어렵다고 분석한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전쟁 리스크가 금리 부담으로 이어지면서 현재 증시는 과매도권에 진입해있는 상황"이라며 "단기적인 관점에서 기술적인 반등 여력은 크지 않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한지영 연구원은 "소비지표, 전쟁으로 인한 잠재적 인플레이션 불안 등이 맞물리며 증시에 부담이 재차 가해졌다"며 "한은의 금리 동결도 매파적으로 해석된 경향이 있는데, 내일 예정된 파월 의장의 발언도 안심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언급했다.

일각에서는 중동발 리스크와 고금리 영향이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의견을 내놓으며 시장 달래기에 나섰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채권금리 레벨업으로 인한 부담은 가중될 수 있다"면서도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최근 채권금리 상승은 기존에 남아있던 공포심리에 경기 변수가 가세한 결과로, 단기 오버슈팅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대신증권은 2400선이 코스피 지지선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증시를 흔드는 리스크가 신규 악재가 아니기에 '비중확대'의 기회라고 판단했다. 이 팀장은 "기존 악재인 채권 금리, 지정학적 리스크에 흔들리고 있다면 비중확대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김진석 기자 wls74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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