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으로 세운 회사가 연매출 2000억...전세계 입술 물들이는 이 회사
바를땐 촉촉한데 보송하게 마무리되는 립글로스는 없을까.
이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제품이 중국 화장품 회사 인투유(IN TO YOU)의 '워터리 미스트 립 글로스(INTO YOU Watery Mist Lip Gloss)'다. 인투유는 기존에는 없던 제품들을 선보이며 올해 618 행사에서 틱톡 색조 순위 10위를 기록할 정도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이 제품을 만든 회사는 중국 기업이 아니다. 국내 화장품 ODM(제조자개발생산) 업체인 씨앤씨인터내셔널(이하 씨앤씨인터)이다.
이 제품의 아이디어는 배수아 부사장(사진)이 냈다. 그는 배은철 대표의 딸이다. 2009년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씨앤씨인터 영업팀 사원으로 입사했다. 아버지를 따라 뷰티 박람회를 방문한 뒤 화장품 산업에 관심을 갖게된 것이 계기다. 이후 배 부사장은 주요 브랜드사를 찾아다니는 영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그는 "입사 당시만해도 회사에 직원수가 스무명 남짓이었지만 컨셉과 제품 하나만 믿고 고객사를 만나 발주를 따냈다"며 "생산 인력 등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다보니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하나씩 개선해 나가면서 지금까지 오게됐다"고 회상했다.
씨앤씨인터는 올해 화장품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은 회사 중 한 곳이다. 미국 등 해외시장에서의 매출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실적과 주가가 대폭 뛰었다. 2013년 법인으로 전환했을때 자본금은 1억원에 불과했지만 어느덧 연매출 200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상반기 매출 기준으로는 해외 비중이 절반에 달할 정도로 미국, 중국 등에서 고객사를 넓히고 있다.
그 중심에 고객사들을 찾아다니며 신제품을 제안했던 배 부사장이 있다. 경쟁사에서도 배 부사장의 활약을 눈여겨 볼 정도로 그는 '사장 딸'로 부사장 자리에 앉은게 아니다. 그는 지금도 주요 브랜드사나 해외 신규 고객사 유치를 위한 프레젠테이션에 직접 참여한다. 애널리스트들 대상 설명회에도 직접 나선다.
배 부사장은 씨앤씨인터의 강점 중 하나로 제품 개발 능력을 꼽는다. 소비자의 수요를 파악해 이를 각 브랜드사의 이미지에 맞게 구현해내면서도 기존과는 색다른 제형이나 컨셉을 제시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는 "트렌드가 한 달 단위로 바뀌는데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시장조사 자료에서 아이디어를 얻기 어렵다"며 "주요 편집숍도 살펴보지만 해외를 가더라도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나 가게를 찾아 제품을 직접 만져보고 살펴보면서 용기나 제형 개발을 위한 영감을 얻는다"고 말했다. 최근 립틴트 등에서 쓰이는 '탕후루광'이란 표현 역시 배 부사장의 아이디어에서 탄생했다.
그 결과 씨앤씨인터는 눈, 입술 등 포인트 메이크업 시장에서 입지를 탄탄히 세웠다. 국내외 고객사가 300여곳에 달하고 그중에는 로레알, 에스티로더, LVMH 등 해외 유명 브랜드도 있다.
고객사 발주 물량이 늘어나면서 씨앤씨인터는 생산 설비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현재 진행중인 국내 제2공장 증축과 더불어 자동화 설비가 구축되면 연간 생산 물량은 내년 연말 기준 현재의 2배 수준인 3억개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씨앤씨인터는 중국 상해에도 1,2 공장을 가동중이다.
회사는 배 부사장 입사 이래 연간 100% 이상씩 성장할 정도로 고속 성장을 이뤄왔다. 최근에는 K-뷰티를 중심으로 전세계 시장에서 가성비를 앞세운 인디 브랜드들이 급성장하면서 이를 고객사로 둔 제조업체도 덩달아 수혜를 봤다. 배 부사장은 앞으로도 색조 화장품을 중심으로한 신생 브랜드의 탄생은 계속 될 거로 봤다. 그는 "K-뷰티 인기가 사그러들지라도 모든 국가에서 신규 색조 브랜드는 계속 쏟아질 것"이라며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스킨케어 보다 신생 브랜드가 접근하기 쉽고 성공 사례도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목표는 새 고객을 확보하고 제조 품목을 늘려가는 것이다. 그 중심은 미국이다. 배 부사장은 "미국 유명 편집샵인 세포라에 놓인 색조 브랜드 대부분을 고객사로 두는 것이 중장기 목표"라며 "색조와 더불어 선크림과 같은 기능성 제품이나 기초까지도 품목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화성(경기)=조한송 기자 1flow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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