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강인권, 베테랑 박세혁 아닌 김형준 선택 “후반기 좋았던 모습 고려··· 선수들 즐기는 마음으로 뛰어달라”

강인권 NC 감독이 19일 창원 NC파크에서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을 앞두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사령탑으로 처음 경험하는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유리한 고지에서 시리즈를 시작하지만, 역대 어느 때보다 ‘업셋’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이어진다. 부담이 없을 수 없는 상황. 강인권 NC 감독은 “힘들다기보다는 설레는 마음이 더 크다. 승리로 팬들께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강 감독은 19일 창원NC파크에서 두산과 와일드카드(WC) 결정전 1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NC파크에서 첫 가을야구 경기를 한다는데 감회가 남다르다”며 “최선을 다해 승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4위로 마감한 NC는 분명 유리한 고지에서 시리즈를 시작한다. 2경기를 내리 패하지 않는 이상 준플레이오프에 오른다. 1경기를 비기기만 해도 된다. 그럼에도 5위 두산의 ‘업셋’을 점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선발 매치업에서 두산이 앞선다는 이유다.

강 감독은 “(그런 전망은) 객관적 평가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경기 중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른다. 선수들이 그런 부분에 동요하지만 않는다면 우리가 승리할 거라고 본다. 첫 경기 중요성을 선수들이나 스태프 모두 다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감독은 이날 선발 포수로 베테랑 박세혁이 아닌 젊은 김형준을 택했다. 선발 라인업을 구상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부분 중 하나다. 강 감독은 “선발인 태너와 호흡 면에서 김형준이 조금 더 낫다고 판단했다. 시즌 마지막에 오면서 김형준이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김형준은 8번 포수로 나선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합작한 김주원이 6번 유격수에 배치됐다. 큰 대회를 치르고 난 두 젊은 선수에 거는 기대가 작지 않다. 심리적인 부분이나, 상황에 맞게 플레이하는 부분에서 발전이 있었다는 이야기다.

선발로 나서는 태너에 대해서는 “너무 긴장하지만 않는다면 페넌트레이스 때 보여줬던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강 감독은 상황에 따라 불펜 필승조를 조기에 올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1차전을 패하면 바로 다음 날 2차전을 벌여야 하지만, 이틀 연투는 누구든 충분히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강 감독은 “일단은 오늘 경기에 포커스를 맞추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젊은 선수들이 시즌 중 해왔던 것처럼 긴장하지 말고 좋았던 것들만 기억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 감독은 “야구장에서 그러기가 쉽지 않겠지만, 젊은 선수들인 만큼 패기 있게 즐기면서 경기를 하면 좋겠다. 코치들과 그런 얘기를 했고, 선수들도 그런 마음으로 플레이할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NC는 시즌 마지막 2연전을 모두 패하며 눈앞에서 준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놓쳤다.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지만, 이미 지난 일이다. 강 감독의 말처럼 좋았던 것만 기억하는 게 필요한 상황이기도 하다.

NC는 WC 결정전 1차전 라인업을 손아섭(지명)-박민우(2루)-박건우(우익)-마틴(중견)-권희동(유격)-서호철(3루)-김형준(포수)-도태훈(1루)로 꾸렸다. 무릎 통증으로 정규시즌 최종일 엔트리에서 빠졌던 박건우가 이상 없이 복귀했다. 발목 부상으로 시즌 최후반기 1군에서 뛰지 못했던 서호철도 선발 3루수로 돌아왔다. 강 감독은 “서호철이 부상 중에도 타격은 C팀(NC 2군)에서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수비 부담만 갖지 않는다면 경기 감각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발 1루수로 오영수가 아닌 도태훈을 낙점한 부분도 눈에 띈다. 단기전인 만큼 수비에 방점을 찍은 선택이다.

창원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