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 데이지만…시민들 "참사 1주기 조용한 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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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있었던 참사를 조용히 추모하려고 한다."
19일 오전 서울 용산구의 이태원 참사 기억의 길 앞에서 한참을 서 있던 대학생 최모(25)씨는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지난해 슬픈 일이 발생한 만큼 올해는 조용히 추모하며 보내는 게 고인들에 대한 예의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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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들엔 핼러윈 상품 찾아보기 힘들어
젊은 층도 모임 안하거나, 소규모 모임
유치원에선 안전사고 관련 교육 예정
"기억하고 추모하는 성숙한 시민의식"
[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작년에 있었던 참사를 조용히 추모하려고 한다."
19일 오전 서울 용산구의 이태원 참사 기억의 길 앞에서 한참을 서 있던 대학생 최모(25)씨는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지난해 슬픈 일이 발생한 만큼 올해는 조용히 추모하며 보내는 게 고인들에 대한 예의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핼러윈 데이가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시민들은 예년처럼 시끌벅적한 축제를 즐기기보다 오는 29일 돌아오는 '이태원 참사' 1주기를 기리며 '조용한 추모'로 대신하려는 모습들을 보였다.
실제 이날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부터 길게 줄지어 서 있던 옷 가게 및 각종 상품 판매점 진열대엔 평소와 같은 물건들만 있을 뿐 핼러윈 데이와 관련한 상품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핼러윈 데이를 맞아 관련 코스튬과 음료 등 다양한 상품들을 판매했던 지난해 이맘때쯤과는 상반된 분위기였다.
이태원역 근처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50대 김모씨는 "올해는 핼러윈 관련 물건은 따로 나오진 않았다"고 말했다.
올해는 백화점부터 대형마트, 편의점까지 대부분의 유통 기업이 핼러윈 관련 마케팅 활동을 중단하는 분위기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핼러윈 기획전'을 열고 파티용품과 코스튬 액세서리 모음전 160여종 상품을 판매했지만 올해는 별다른 핼러윈 관련 프로모션 계획이 없다.
핼러윈의 요란한 축제 분위기를 즐겨온 젊은층도 특별한 활동을 하지 않거나, 파티룸을 잡아 소규모로 진행한다는 분위기다.
20대 대학생 박모씨는 "제 주변 친구들도 대부분 '작년처럼 떠들썩하게 지내는 건 아닌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한다"며 "올해는 집에서 조용히 지내는 게 참사를 대하는 올바른 태도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에서 파티룸을 운영하는 A씨는 "소규모로 파티룸을 잡고 노는 고객들이 꽤 있다"라며 "핼러윈 데이에 대규모로 모이는 게 아니라, 친구들끼리 작게 즐기는 분위기로 바뀐 것 같다"고 전했다.
영어유치원이나 어학원에서도 핼러윈 분장을 하는 흥겨운 파티 대신 안전사고 교육으로 대체하는 모습이다.
영등포구의 한 유치원 원장 이모씨는 "작년 이맘때쯤엔 아이들과 함께, 마녀나 호박 등 다양한 핼러윈 데이 복장을 만들었다"라며 "올해는 아이들에게 안전사고 관련한 교육을 하려고 한다" 전했다.
용산구에 있는 외국인 대상 어학원에서도 핼러윈 데이 당일 간단한 간식을 주는 것 외엔 별다른 일정은 없다고 전했다. 또 '핼러윈'이라는 단어를 '컬쳐(Culture)데이' 등의 용어로 대체한다고도 말했다.
의식적으로 엄숙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 보다는 안전한 사회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와 관련,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회 분위기적으로 '기억'하고 '추모'하는 것이 참사를 대하는 태도로 정착한 것 같다"며 "'우리는 잊지 않겠다'는 일종의 사회적 결단이며, 성숙한 시민 의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다고 추모만 하는 것이 정답은 아니다"라며 "결국엔 안전한 사회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기에, 그에 대해서 더욱 시민 사회가 신경을 곤두세워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ight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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