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금리가 변수..IPO 최대어, 서울보증 공모 흥행할까

김소연 기자 2023. 10. 19.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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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증시 IPO(기업공개) 최대어로 꼽히는 서울보증보험(이하 서울보증)이 높아진 시장 금리에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국내 증시 대표 배당주로 어필하려 했는데 금리가 높아지면서 매력이 희석되고 있어서다. 오버행(잠재적 대량 매도 물량) 이슈도 지속 제기되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보증은 지난 13일부터 이날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마치고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논의를 거쳐 공모가를 확정할 예정이다. 이후 이달 25~26일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거쳐 11월3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하게 된다.


총 698만2160주를 공모하는데, 신주 발행 없이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지분(93.85%)의 일부를 매출하는 구주매출 방식이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3만9500원에서 5만1800원으로, 공모 규모는 공모가 예상 밴드 기준 2800억~3600억원 가량이다.

앞서 추석 전 진행된 해외 NDR(Non-deal Roadshow)에서는 싱가포르투자청(GIC)을 비롯해 피델리티, 골드만삭스 등 유수의 해외 IB(투자은행)들이 참여해 관심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하는 것은 고배당 매력이다.

서울보증은 지난해 결산 기준 배당성향이 50.2%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배당도 최근 12년 연속 꾸준히 실시, 10년 평균 주주환원율이 54.2%에 달해 국내 상장 손보사 대비 2배 이상 높다. 공적자금 회수를 위한 것인만큼 높은 배당성향은 예금보험공사가 최대주주로 있는 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미국 고금리 사태로 국내 시중금리도 덩달아 오른 것이 고민거리다. 정기예금 금리가 4~5%대인 상황에서 서울보증의 배당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아보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배당성향 50%는 상장사 최고 수준이지만, 수익성이 나빠지면 배당금이 일부 줄어들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와 관련 서울보증보험은 상장 이후에도 지급여력비율 등을 고려해 현 배당성향을 유지하거나 상향할 방침이다. 또 연내 정관 개정을 통해 배당기준일을 주주총회 이후로 설정, 배당 규모를 보고 투자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올해 상장시점인 11월에 투자하면 연말 배당기산일까지 약 2개월 기간이 남는 만큼 짧은 기간에 높은 배당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유광열 서울보증보험 대표이사


대주주 오버행(잠재적 대량 매도 물량) 이슈도 우려 요소로 꼽힌다.

서울보증 IPO는 신주 발행 없이 100% 구주 매각으로 진행되고, 구주 매출도 고스란히 공적자금 상환에 쓰인다. 공적자금위원회와 예보는 이번 상장을 시작으로 서울보증 지분을 단계적으로 매각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민영화 계획도 있다.

공모후 예금보험공사 지분 83.85%를 제외한 기타주주 지분 6.07%가 보호예수대상이 아니라는 점도 있다. 다만 이는 공적자금 투입 이전부터 보험사들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으로, 이미 상당부분 손바뀜이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기관투자자들도 오버행 이슈에 대해 다수 질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보증 측은 지분 매각을 하더라도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을 써 최대한 시장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독점적 사업 구조, 재무 안정성은 여전히 장점으로 꼽힌다. 국민 모두가 가입하는 자동차보험 등을 주로 하는 손해보험사들과 달리, 서울보증보험은 종합보증 전문회사로 성격이 다르고 무엇보다 독점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보증보험시장에서 독점 체제를 유지하는 것은 전 세계적으로도 서울보증이 유일하다.

독점 구조는 공적자금 회수를 위한 실적 안정성을 위해서라도 향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상장 이후 민영화 추진과정에서 독점 해제 우려가 제기될 수 있지만 항상 논의과정에서 공적자금 회수 필요성을 저울질했다는 점에서 조기에 수익성이 악화되진 않을 것"이라며 "다른 보험사들이 보증보험시장에 진출할 유인이 큰지도 생각해볼 문제"라고 짚었다.

서울보증은 지난해 말 기준 452조원의 보증잔액을 기록, 총자산이익률(ROA) 5.8%로 국내 손해보험사 평균치의 다섯 배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지급여력비율(K-ICS)도 올해 상반기 기준 406.4%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이 비율이 100% 미만이 되면 보험금을 바로 지불할 수 없다는 뜻으로, 규제 대상이다. 글로벌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와 피치(Fitch)로부터 각각 A+, AA- 신용등급을 확보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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