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 스루 대기시간 5초 줄이면 年 1100만원 더 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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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패스트푸드 체인 칙필레는 올해 300여 개 매장에서 ‘모바일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를 시작했다. 차로 매장에 도착한 뒤 주문하는 기존 ‘드라이브 스루’와 다르다. 매장에 도달하기 전에 미리 스마트폰 앱으로 주문한 뒤 매장에 도착해서는 바로 음식을 받아 나가는 방식이다. 칙필레는 모바일 드라이브 스루 고객을 위한 전용 진입 차로를 따로 마련했다.
미국에서 요즘 드라이브 스루를 이용하는 고객의 대기 시간을 단 몇 초라도 줄이려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시간을 단축해야 고객 만족도를 높여 수익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미국엔 드라이브 스루 매장이 20만개가 넘고, 국토가 넓어 대중교통 이용 대비 자차 운전 비율이 높다. 여론조사 업체 원폴이 최근 미국인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절반가량이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가 없는 매장에 가는 것을 피한다고 답했다.
패스트푸드점의 수익은 시간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컨설팅사 인터치 인사이트는 패스트푸드점 평균 식사 비용이 10.35달러임을 감안해 주문 후 음식이 나오는 시간을 5초씩만 줄여도 매장당 연간 8210달러(약 1100만원)를 더 벌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한번에 주문을 알아듣는 정확성을 키우면 손님이 주문을 반복해 말하지 않아도 돼 평균 시간을 15초 줄일 수 있다고 했다.
맥도널드는 작년 말 텍사스주 포트워스에 자동화 기술을 접목한 모바일형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열었다. 미리 스마트폰 앱으로 주문한 뒤 매장에 도착해 주방과 연결된 자동 컨베이어 벨트로 전달된 음식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이 매장에서 주문부터 수령까지 걸리는 시간은 맥도널드 전체 평균(4분51초)보다 1분가량 짧았다.
타코벨은 작년 5월 미네소타주에 드라이브 스루 차선을 4개나 갖춘 매장을 열었다. 모바일 주문 후 1층 픽업대에 차를 대고 QR코드를 인식하면 건물 2층에 있는 주방에서 음식이 승강기를 타고 내려온다. 이 매장 역시 주문에서 수령까지 평균 2분31초가 걸려 타코벨 전체 평균(3분25초)보다 1분 가까이 짧았다.
다른 업체들도 시간 절약용 첨단 기술을 시험하고 있다. 버거 체인 화이트캐슬은 동의한 고객을 대상으로 차량 번호판을 인식해 이전 주문을 불러내는 방식으로 메뉴를 제안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테스트하고 있다. 또다른 버거 체인 페어오크스버거는 드라이브스루 매장을 중심으로 안면 인식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필사적인 시간 싸움을 벌인 결과 올해 미국의 주요 패스트푸드 체인 10곳의 드라이브 스루 평균 대기 시간이 30초가량 줄었다고 인터치 인사이트는 밝혔다. 차선 입장부터 주문까지 걸리는 시간이 25초 줄었고, 주문 후 음식을 수령해 차선 밖으로 나가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5초 짧아졌다.
CNN은 “패스트푸드 업체들이 주문 속도를 높이려고 애쓰는 건 교통 혼잡을 줄이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했다. 2019년 미니애폴리스가 교통 체증을 이유로 신규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금지한 것을 비롯해 일부 도시가 비슷한 규제를 만들고 있기 때문에 서비스 시간을 단축시켜 규제를 피할 확률을 높이려고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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