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높아지자 카드채 발행액 감소…신종자본증권·단기물로 버텨

황예림 기자 2023. 10. 19.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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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금리가 오르면서 카드사가 영업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카드사가 신종자본증권과 단기채권을 발행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으나 은행채 발행 한도 폐지의 영향으로 당분간은 카드채 조달 환경이 긍정적이지 않을 전망이다.

발행액이 줄어든 이유는 금리 인상으로 카드사의 이자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지주는 채권금리가 올라 카드사의 조달 상황이 전반적으로 악화하자 우리카드의 신종자본증권을 매입해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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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다나 디자인기


채권 금리가 오르면서 카드사가 영업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카드채 발행액은 금리가 현재 수준으로 인상되기 전과 비교해 크게 감소했다. 일부 카드사가 신종자본증권과 단기채권을 발행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으나 은행채 발행 한도 폐지의 영향으로 당분간은 카드채 조달 환경이 긍정적이지 않을 전망이다.

1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8개 전업 카드사가 이달 첫 영업일인 4일부터 18일까지 발행한 회사채 금액은 총 9700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한 달 발행액(3조2000억원)의 30.3%에 불과한 금액이다. 남은 기간 비슷한 규모로 회사채가 발행된다고 가정해도 이달 전체 발행액은 2억원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사의 회사채 발행액은 최근 2달 동안 계속 줄어들고 있다. 앞서 9월에도 카드사는 2조900억원을 회사채로 발행, 전달보다 발행 규모가 34.7% 감소했다.

발행액이 줄어든 이유는 금리 인상으로 카드사의 이자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카드·캐피탈사가 발행하는 신용등급 AA+ 2년물 여신전문채권(여전채) 금리는 4.645%로 나타났다. 지난달 1일 4.318%보다 0.3%포인트(p) 넘게 오른 수치다. 지난 8월1일엔 여전채 금리가 4.285%로, 4%대 초반에 불과했다.

여전채 금리는 이달 들어 크게 높아졌다. 특히 지난 4일과 5일에는 금리가 각각 4.755%, 4.702%를 기록하며 지난 1월 중순 이후 약 9개월 만에 4.7% 이상으로 치솟았다. 조달금리가 갑자기 오르면서 이달 4일부터 9일까지 카드사는 회사채를 아예 발행하지 않았다.

일부 카드사는 신종자본증권과 단기채권 발행을 늘리며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우리카드는 지난 9월26일 2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발행금리는 5.73%로 높지만 30년 만기로 발행해 이자 부담을 크게 낮췄다. 당시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은 전액 우리금융지주가 사들였다.

우리금융지주는 채권금리가 올라 카드사의 조달 상황이 전반적으로 악화하자 우리카드의 신종자본증권을 매입해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레버리지비율을 맞추기 위해 자본으로 인정되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고 말했다.

단기채 발행을 증가하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단기채는 장기채보다 비교적 금리가 낮아 발행 시 카드사의 이자 부담이 더 적다. 지난달 8개 카드사의 1년 미만 단기채 발행액은 총 7500억원으로, 전달 4900억원보다 53.1% 늘어났다.

이달부터 은행채 발행 한도가 폐지돼 앞으로의 조달 환경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작년말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시장이 얼어붙자 금융당국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은행채로 자금이 쏠릴 것을 우려해 은행채 발행을 제한했다. 그러나 한도가 폐지된 후 은행채 발행이 늘자 채권 수요가 다시 카드채에서 은행채로 이동하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미국 국채 금리 인상, 은행채 발행 증가 등의 영향으로 하반기 들어 다시 조달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계 카드사와 하위권 카드사는 더욱 불리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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