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티넘인베, 100억 베팅한 애니젠 회수 먹구름

오귀환 기자 2023. 10. 19.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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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나무와 직방 등에 투자해 고수익을 올리며 주목 받은 벤처캐피털(VC)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코스닥 상장사 애니젠 투자금 회수에 난항을 겪고 있다.

전환사채(CB)의 전환가액이 하한선에 근접한 수준으로 낮아졌음에도, 주가는 여전히 전환가액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도 에이티넘이 손해를 감수하면서 CB를 보통주로 전환한 데 대해, IB 업계 관계자는 "애니젠이 CB 만기까지 기다려도 원금 상환을 못 해줄 가능성까지 고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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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발행한 전환사채(CB)에 투자
절반 팔아 17억 회수, 절반은 보유
본전 찾으려면 주가 4배 올라야

두나무와 직방 등에 투자해 고수익을 올리며 주목 받은 벤처캐피털(VC)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코스닥 상장사 애니젠 투자금 회수에 난항을 겪고 있다. 전환사채(CB)의 전환가액이 하한선에 근접한 수준으로 낮아졌음에도, 주가는 여전히 전환가액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지난 10일 애니젠 지분 3.92%를 장내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9.4%였던 지분이 5.48%로 줄었지만, 여전히 32만4738주는 털어내지 못했다.

이번 매각으로 에이티넘은 최소 8억8400만원(매각 당일 저가 기준)에서 최대 17억14160만원(매각 당일 고가 기준)의 시세 차익을 얻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잔여 지분에 대한 투자금 회수는 요원한 상황이다. 현재 주가가 CB 전환가액(1만5397원)보다 낮기 때문이다.

CB의 전환가액은 시세보다 높은 수준에서 정해지는 게 일반적이다. 주가가 하락하면 전환가액도 따라서 하향 조정(리픽싱)된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18년 ‘에이티넘성장투자조합2018′ 펀드를 활용해 애니젠이 발행한 CB를 100억원어치 인수했다. 해당 CB의 전환가액은 1만9246원으로 최저 1만5397원까지 하향 조정 가능하다는 조건이 붙었다.

에이티넘은 2021년 CB 물량(64만9476주)의 절반(32만4738주)을 보통주로 전환해 지난 8월과 9월에 걸쳐 매도했다. 매도 이후 주가가 하락해 나머지 절반은 여전히 못 팔고 있다. 해당 CB는 표면이자율이 0%, 만기이자율이 1%에 불과했다. 이자 수익이 아닌 보통주 전환을 통한 차익 실현이 주 목적이었던 것이다.

100억원을 베팅한 에이티넘이 본전을 찾으려면 남은 절반의 주식으로 83억원을 벌어야만 한다.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애니젠 주가가 4만2600원까지 올라야 가능한 일이다. 19일 애니젠의 종가는 1만5040원으로, 손익분기점(BEP)에 한참 못 미친다.

애니젠에 투자한 펀드의 만기는 2025년 12월로, 아직 2년도 더 남았다. 에이티넘 입장에서는 급할 게 없는 셈이다. 더군다나 내년 6월 CB 만기까지만 팔지 않고 기다린다면 원금 100억원은 되찾을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에도 에이티넘이 손해를 감수하면서 CB를 보통주로 전환한 데 대해, IB 업계 관계자는 “애니젠이 CB 만기까지 기다려도 원금 상환을 못 해줄 가능성까지 고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에이티넘은 두나무와 직방 등에 투자해 높은 수익을 올린 것으로 잘 알려졌다. 특히 두나무를 통해서는 원금의 100배에 달하는 수익을 냈다. 현재 이민주 회장의 사위인 이승용 대표와 신기천 대표가 각자대표로서 회사를 이끌고 있다. 이 회장은 1948년생으로 최근 뜸해진 활동을 두고 업계에서 건강 이상설이 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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