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출국한 클린스만, 이젠 숨기지도 않는 외유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59)은 역대 외국인 사령탑들 가운데 ‘허니문’이 유독 짧은 지도자다.
부임 초기 5경기 무승(3무2패)이라는 부진한 성적 뿐만 아니라 잦은 외유로 근태 논란까지 겹친 탓이다. 대한축구협회도 한국 체류를 약속했던 사령탑의 잦은 출국에 난처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의 ‘마이웨이’는 이달 들어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이달 초 입국 기자회견에서 “K리그 감독이 아니고 국가대표팀 감독이기 때문에 ‘인터내셔널’하게 활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던 그는 이제 외유 일정까지 직접 공개한다.
클린스만 감독은 17일 베트남전에서 6-0으로 승리한 뒤 추후 일정을 묻는 질문에 독일 출장을 떠난다고 답했다. 22일 독일 마인츠에서 열리는 독일 분데스리가 마인츠-바이에른 뮌헨전에서 이재성(마인츠)과 김민재(뮌헨)의 맞대결을 지켜본 뒤 미국 자택에서 체류하다 대한축구협회(FA)컵 준결승 및 결승 일정에 맞춰 11월 1일 한국에 들어오는 일정이다.
이후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로 넘어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를 현장에서 관전한다. 싱가포르는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의 첫 상대, 말레이시아는 내년 1월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에서 같은 E조에 묶여 있다.
실제로 클린스만 감독은 자신의 예고한 것처럼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독일로 출국했다. 그가 이달 A매치 2연전을 국내에서 소화한지 이틀 만이다. 클린스만 감독의 부임 이후 국내 체류 기간도 91일(국외 141일)에서 멈췄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의 당당한 태도와 달리 이번 외유도 걱정되기는 마찬가지다.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을 대비하는 차원인 동남아시아 출장과 달리 독일행은 며칠 전까지 대표팀에서 직접 지도했던 선수들을 관찰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축구대표팀 감독도 지난달 9일 가까이 유럽에 머물면서 현지 점검을 진행했지만 기존 선수가 아닌 새 얼굴의 활약상을 관찰해 비교된다.
클린스만 감독을 둘러싼 여론은 11월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싱가포르와 아시아 2차예선 1차전에서 확인될 전망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13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튀니지와 평가전에서 자신을 소개되는 순서에서 팬들의 야유를 받았다. 클린스만 감독의 마이웨이가 이번엔 팬들의 인정을 받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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