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스마트농업 이끄는 프로 농부로 거듭나겠다"
4기 송승엽 최승훈씨
임대형 스마트팜서 영농 실전
5기 윤교보·정욱·정원 자매
새벽 4시부터 생육환경 점검
5기 한진우씨
일본 회사서 경험한 제어 담당
경북 상주 스마트팜 혁신밸리에서 1년간의 창업보육 교육을 마치고 52명 가운데 10명을 뽑는 임대형 스마트팜에 선발된 송승엽 씨와 최승훈 씨는 각각 경북대 농대와 대구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청년 농부들이다. 이들은 농업에 미래가 있다고 판단해 상주 혁신밸리에 지원했다. 농대를 졸업해도 농사를 직접 짓는 졸업생은 많지 않지만 이들은 첨단 스마트 농업에 승부를 걸었다. 송씨와 최씨는 2개월간의 이론교육, 6개월간의 교육실습을 거쳐 지난 1년간 창업보육센터 유리온실에서 농업과 스마트팜 운영 기술을 익히며 1년간 토마토 재배 실전 경험을 쌓았다. 송씨는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현장 교수(농가)와 컨설턴트(교수)의 지도로 이제는 경험을 쌓고 자신감을 가졌다”고 말했다.
스마트팜의 작물 재배환경이 워낙 좋아 초보 농부들이 생산한 농산물이지만 농산물 도매시장에서는 최고가를 받는 일이 자주 있다.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에 방울토마토를 출하해 처음에는 한 상자(3kg)에 8000원을 받았지만 지난 3월에는 최고가인 2만원을 받기도 했다. 송씨는 “네덜란드가 스마트팜을 통해 농업혁신에 성공한 비결이 이해됐다”며 “3년간의 임대형 스마트팜 영농을 통해 첨단기술을 터득해 진정한 프로 농부로 거듭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송씨는 “창업보육센터에서는 연간 평균 1000만원의 수익을 올렸지만 임대형 스마트팜에서는 3000만~4000만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3년 후 독립하면 경북에서 창농해 스마트 영농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씨는 “그동안 제조와 달리 창농 지원시스템이 부족했지만 스마트팜 혁신밸리가 생기고 나서는 테크노파크처럼 농업에도 보육과 스케일업(성장)을 위한 임대형 농장 등 여건이 좋아졌다”며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자부심을 갖고 첨단 디지털 농업의 개척자가 돼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창농에 도전하는 세 자매
최첨단 스마트팜은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CO2), 배양액 공급 등 작물의 생육환경을 설정하면 센서와 시스템이 자동으로 환경을 조절한다. 하지만 청년 농부들의 하루가 그저 편한 것은 아니다. 설정한 수치대로 온실이 잘 작동되는지를 점검하는 일은 이들의 몫이다. 충남 논산에서 상주 스마트팜혁신밸리 5기로 입학한 윤교보·정욱·정원 세 자매의 일과는 그래서 이른 새벽 4시에 시작된다. ‘농작물은 농부의 발걸음 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농사 원칙은 첨단 스마트팜도 예외가 아닌 셈이다.
이들의 일과는 관수 공급, 천창의 개폐, 햇빛을 가리는 커튼, 냉방 시스템, 유동팬 등을 일일이 검사하는 일로 시작된다. 토마토의 상태를 둘러본 뒤 오전 10시부터는 수확을 시작한다. 수확 후에는 점심을 먹고 오후 2시까지 출하 작업이 이어진다. 산지유통센터인 APC에서 물량을 가져간다. 윤씨 자매를 포함한 팀은 지난 5월부터 4개월간 4명이 2000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윤씨는 첫 대금을 받고서는 “내가 키운 열매가 돈이 된다는 것이 너무나 신기했다”며 “초보 농부이지만 도매시장에서도 지난 2개월간 최고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팜 혁신밸리에서는 모두 팀워크로 일하기 때문에 세 자매의 역할도 분명하게 나뉜다. 맏언니 교보씨와 막내 정원씨는 재배와 농장 일을, 둘째 정욱씨는 홍보와 마케팅 SNS, 브랜딩을 맡고 있다.
세 자매는 혁신밸리를 졸업하고 임대형 농장을 거쳐 스마트팜을 운영할 계획이다. 교보씨는 “최소 3000평의 스마트팜을 운영해 연간 7억원의 수입을 올리고 30~50%를 수익화해 1인당 억대 수익을 내는 농부가 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둘째 정욱씨는 “토요일도 출하해야 해 쉬는 날은 금요일과 일요일”이라며 “틈틈이 상주와 대구 등의 핫플레이스도 찾는다”고 말했다.
○일본 직장 다니다 입교한 한진우 씨
교육생 중 한진우 씨(33)는 일본에서 대학과 직장을 10년간 다니다 스마트팜 혁신밸리에 입교해 교육받고 있다. 한씨는 일본 회사에서 센서와 제어 분야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오이 스마트팜 팀에서 주로 제어 관련 일을 맡고 있다. 한씨는 “센서와 제어 쪽은 잘 알지만, 농사는 잘 몰라 지원했다”고 말했다. 한씨는 “농사를 지도하는 멘토는 많지만, 센서나 시스템 분야 전문가는 많지 않아 팀 운영에 나름대로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생들이 출신이 다양한 점이 오히려 장점이 되고 있다. 교육생은 공부 모임도 만들어 정보를 교환하고 경험도 나누고 있다.
김기욱 상주시 청년보육팀장은 “미래 농업이 단순 농업이 아니라 첨단 디지털 농업인데다 농업회사나 법인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다양한 재능과 전문지식도 갖춰야 해 상주 스마트팜 혁신밸리가 창농에 좋은 여건을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상주=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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