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드론 잡는 경찰차량·순찰로봇개···"첨단 치안기술 총출동"

박우인 기자 2023. 10. 1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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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치안산업대전 가보니
안티드론시스템 등 첨단치안기술 선봬
재난대응 첨병 '무인비행장치' 효과 '쑥'
사족로봇, 저위험권총 등 방범 장비 주목
21일까지 814개사가 816개 부스 운영
19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2023 국제치안산업대전’에서 저고도 무인기 대응 통합 솔루션을 탑재한 차량이 전시되고 있다. 성형주 기자
[서울경제]

불상의 테러 조직이 운용하는 미확인 군사용 드론이 서울 상공에 모습을 드러냈다. 통합 안티 드론 시스템을 갖춘 경찰차에 탑재된 레이더가 불법 드론의 비행경로를 즉각 포착했다. 곧이어 경찰의 드론이 대응 비행해 고층 빌딩 숲을 누비며 불법 드론 추적에 돌입했다. 통신과 위성항법장치(GPS) 방해를 통해 드론을 무력화한 현장 경찰관은 소형 총기에 휴대용 소형 재머를 부착, 불법 드론을 정지시킨 뒤 사격해 격추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사태로 테러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시민의 평온한 일상을 지켜야 하는 경찰의 대응도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머지않은 미래에는 테러 단체의 불법 드론 공격에 맞서 경찰이 최첨단 장비를 활용해 시민의 안전을 지키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인천 송도동 송도컨벤시아에서 개막한 ‘국제치안산업대전’에는 안티 드론 시스템을 비롯해 사족 보행 순찰 로봇, 수색용 대형 드론 등 첨단 치안 산업 기술이 총출동했다. 경찰청과 인천시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박람회는 사전 행사를 포함해 21일까지 나흘간 열리며 184개 기업이 참여해 모빌리티·로보틱스, 개인장비·대테러, 범죄수사·감식장비, 교통장비·시스템 등을 주제로 816개 부스를 운영한다.

치안 산업은 최근 전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은 테러와 이상 동기 범죄 등 날로 고도화하는 범죄에 대응하는 방패 역할을 하고 있어 그 중요성이 크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통합 안티 드론 시스템과 사족 보행 로봇이 큰 관심을 받았다. 특히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기습적으로 이스라엘을 공격하면서 북한의 도발 우려도 커지고 있는 만큼 기습에 대비할 치안 산업 기술이 주목을 받았다. 통합 안티 드론 시스템은 불법 드론을 최대 3㎞ 거리까지 탐지한 후 이를 무력화하는 통합 관제 시스템이다.

19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2023 국제치안산업대전’에서 관람객들이 무인 비행 장치를 살펴보고 있다. 성형주 기자

테러와 함께 재난·재해 상황에서 경찰의 역할이 부각되면서 무인 비행 장치도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30배 광학줌에 인공지능(AI) 기능을 탑재한 무인 비행 장치는 현장을 3차원(3D) 지도화해 실종자 수색 작업 등에서 첨병 역할을 맡는다. 열화상 카메라가 달려 있어 야간에도 수색 작업이 가능해 경찰의 구난·구조 활동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전국 경찰관서에 보급된 총 152대의 무인 비행 장치는 2020년 6월부터 2023년 9월까지 총 1713회 출동해 114명을 발견하는 성과를 냈다.

19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2023 국제치안산업대전’에서 관람객들이 사족 보행 로봇을 살펴보고 있다. 성형주 기자

서울 신림동과 경기 분당 서현역에서 벌어진 흉기 난동 사건 등 최근 국민의 일상을 뒤흔든 흉악범을 제압할 치안 산업 기술에도 시선이 쏠렸다.

가장 큰 관심은 받은 주인공은 국내 기술력으로 자체 개발한 레인보우로보틱스사의 사족 보행 로봇 ‘RBQ SERIES’다. 최대 속도 7.2㎞/h로 기동할 수 있는 사족 보행 로봇은 튼튼한 네 다리로 행사장 곳곳을 누볐다. 전후좌우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만큼 험지와 야지를 가리지 않고 전천후 활약이 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로봇에는 카메라 등 다양한 센서 탑재가 가능해 인간이 놓칠 수 있는 사각지대까지 감시할 수 있어 순찰과 방범 업무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78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언급한 저위험 권총도 전시됐다. 2020년 개발된 저위험 권총은 무게가 515g에 불과해 경찰이 기존에 사용하던 38구경 권총 대비 약 25~30% 더 가벼워 정확한 사격이 용이해 보였다. 특히 저위험탄의 위력은 실탄의 10분의 1 수준에 그쳐 현장 경찰관의 물리력 사용 부담을 덜어줄 것이라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전시장에 설치된 관통력 테스트 모형에는 6㎝밖에 뚫지 못한 저위험탄이 박혀 있었다. 반면 38구경 권총 실탄은 해당 모형을 완전히 관통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2023 국제치안산업대전’에서 관람객들이 저위험 권총을 살펴보고 있다. 성형주 기자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개막식 인사말에서 “급변하는 미래 치안 환경에 대비하려면 과학기술 기반 치안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치안 분야 연구개발(R&D) 범위와 산업 기반을 확대하고 전문 인재 양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우인 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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