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야구’ 장시원 PD, 원성준 키움行에 “고맙다 연락오는데 제가 더 고맙죠” [단독인터뷰]
[OSEN=김채연 기자] “선수들이 고맙다고 연락이 오는데, 솔직히 내가 더 고맙다”.
19일 JTBC ‘최강야구’ 장시원 PD는 OSEN과 인터뷰를 통해 프로그램에서 뽑은 신인들이 모두 프로야구 구단에 입단한 것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최강야구’는 올해로 두번째 신인드래프트를 담았다. 지난해 윤준호를 두산 베어스에, 류현인을 케이티 위즈에 입단시키며 행복한 방출을 알렸던 ‘최강야구’는 올해 다소 다른 결과를 맞이했다. 롯데 자이언츠의 지명을 받은 정현수(2라운드), 한화 이글스의 지명을 받은 황영묵(4라운드), 키움 히어로즈의 지명을 받은 고영우(4라운드)와 달리 원성준은 11라운드가 지나가도 이름이 불리지 않았다. 지명을 받지 못한 것.
원성준은 휴대폰을 보면서 “의윤 선배님이 메시지가 온다. 괜찮다고. 저 근데 진짜 괜찮다”고 담담하게 말했고, 뒤이어 등장한 부모님의 “집에 가자”라는 말에 원성준은 펑펑 눈물을 흘렸다. 지난해처럼 모든 신인 선수들이 프로 지명을 받았으면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프로는 냉정했다.
그러나 ‘최강야구’ 제작진은 다음날 대학리그 왕중왕전에 출전해 적시타를 터트린 원성준의 모습을 공개한 뒤 “성준이는 모 구단으로부터 테스트 제의 전화를 받았다”며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후 17일 키움 히어로즈 측이 공개한 마무리 캠프 명단에 원성준이 내야수 명단에 들어있었고, 장시원 PD를 비롯해 ‘최강야구’ 멤버들은 원성준의 키움 입단을 축하하며 기쁨을 나눴다.
정현수부터 시작해 황영묵, 고영우, 원성준에 이르기까지 신인드래프트에 참가했던 선수 모두 프로 구단에 입단해 다음 시즌을 준비하게 됐다. 선수를 뽑은 단장으로서 기분이 남다를 것 같다고 묻자 장시원 PD는 “드래프트 날 긴장이 돼서 후배 피디들 촬영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와서 봤다. 마침 부산에서 어머니가 오셔서 같이 보게 됐다. 현수가 생각보다 빨리 2라운드에 지명 돼서 너무 기뻤다. 그런데 옆에서 저희 어머니가 더 크게 소리치고, 박수 치시며 좋아하셔서 그게 참 좋았다”고 입을 열었다.
장 PD는 “그리고 차례대로 영우, 영묵, 민주까지 불릴 때 박수 치면서 지켜봤던 거 같다. 작년 첫번째 드래프트는 마냥 신기한 마음으로 봤는데 이번에는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어떤 성취를 이뤘을 때와는 또 다른 큰 기쁨을 느꼈고. 이런 게 부모님의 마음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또 옆에서 행복해하시는 저희 어머니를 보면서 이 프로그램 잘했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다른 친구들이 생각보다 빨리 지명 되면서 성준이의 대한 기대감도 컸는데, 결국 성준이가 지명 되지 못하면서 모든 기쁨이 사라졌다. 지명된 선수보다, 지명되지 않은 선수한테 마음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선수단도 그렇고, 제작진도 그렇고 기쁨보다는 성준이가 지명되지 못한 거에 대한 슬픔이 더 컸던 거 같다. 성준이가 부모님과 우는 장면을 편집하면서도 참 많이 울었던 거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장시원 PD는 “그 이후에 성준이는 김성근 감독님과 팀 훈련 외에 따로 개인 훈련을 계속 이어나가면서, 각 구단의 육성 선수 입단 테스트를 봤다. 한 달 정도 지난 후에 성준이가 전화 와서 히어로즈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그땐 기쁨보다는 안도감과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많이 했던 거 같다”며 “결론적으로 4명의 선수 모두 본인들이 원하는 프로의 길을 걷게 됐다. 선수들이 고맙다고 연락이 오는데, 솔직히 내가 더 고맙다는 마음이 들었다. 입단하는 선수들에게는 첫 사회 생활이 될 텐데, 힘든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고 본인들이 좋아하는 야구를 후회 없이,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 축하한다”고 이야기햇다.
가는 사람이 있으면, 오는 사람도 있을 터. 장시원 PD는 다음 시즌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냐는 말에 “다음 시즌에도 야구를 하기 위해선, 이번 시즌 남은 경기부터 잘 마무리 해야 된다”고 단호하게 답하며 이번 시즌에 열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한 최근 '최강야구'의 인기와 함께 프로야구도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프로야구는 역대 3번째 최다 관중을 기록했고, 일각에서는 ‘최강야구’ 덕이라는 이야기도 나올 정도로 야구 인기에 동참했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장 PD는 “전혀 아니다. 프로야구는 프로야구를 흥행시키기 위해 노력한 많은 분들의 공이라고 생각한다. 최강야구는 ‘야구’라는 스포츠의 재미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데 기여 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한편, 장시원 PD가 연출하는 ‘최강야구’는 다음주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우승팀인 군산상일고등학교와 2연전을 치를 예정이다. ‘최강야구’ 63회는 오는 23일 오후 10시 30분에 방송한다. /cykim@osen.co.kr
[사진] JTBC, 원성준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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