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 고민했지만”…‘택시기사·동거인 살해’ 이기영 2심도 무기징역

동거 여성과 택시기사를 연달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이기영이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습니다.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이창형 이재찬 남기정)는 오늘(19일) 강도살인과 보복살인, 사체유 등 혐의로 기소된 이 씨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도 유지했습니다.

재판부는 “범행 동기, 결과, 전력을 고려하면 다시는 이런 범행을 저지를 수 없도록 사형을 선고하는 게 마땅할 수 있어 형을 평가하는 데 많이 고민했다”면서도 “사형은 인간 생명을 박탈하는 궁극의 형벌로 그 목적에 비춰 정당화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인정될 때만 허용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제반 사정을 감안하면 피고인의 생명을 박탈하기보다는 무기징역을 통해 반성하며 살아가게 할 필요가 있다”며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선고 결과를 지켜본 택시기사의 유족은 “젊은 사람인데 가석방 되면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겠느냐”고 지적했습니다.

이 씨는 지난해 8월 경기 파주의 자택에서 동거인이자 집주인인 A 씨를 둔기로 내리쳐 살해하고, 이튿날 파주 공릉천변 일대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같은 해 12월 음주운전 사고를 낸 뒤 합의금을 미끼로 택시기사 B 씨를 집으로 유인해 살해하고 옷장에 시신을 숨긴 혐의도 있습니다.

이 씨는 B 씨 사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사실을 자백했습니다. 경찰은 두 달간 A 씨의 시신 수색에 나섰지만 결국 찾지 못했습니다.

이 씨는 범행 후 A 씨의 신용카드와 계좌를 이용해 8,100여만 원을 사용했고, B 씨의 계좌에서도 4,700여만 원을 자신의 계좌로 옮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1심은 올해 5월 이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당시 재판부는 “법이 허용했다면 가석방 없는 무기징역형을 선고해서 사회에서 영원히 격리하는 방안을 고려했을 만큼 대단히 잔혹하고 중한 범죄”라고 밝혔습니다.

이 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던 검찰은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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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민 기자 (jsm@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