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에도 자동차 깜빡이가 필요하다 [기고]
대한민국이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세계 경제 대국 10위권에 진입할 정도로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음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며 대한민국 국민은 누구나 자부심과 긍지를 가질 만한 일이다. 그러나 명실공히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경제 수준뿐만 아니라 그에 걸맞은 의식 수준도 선진국화되어야 할 것이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적어도 자동차를 운전하는 매너와 의식 수준에서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기에 미흡하다고 판단된다.
필자는 국내에서 직접 운전을 할 뿐만 아니라 국제 학술대회 참석이나 여행을 갔을 때도 렌터카를 운전해 본 경험이 적지 않은 편이다. 국내와 해외 자동차 운전자의 습관 중 한 가지 차이점은 해외 자동차 운전자에 비해 국내 자동차 운전자의 경우 방향지시등(일명 깜빡이)을 잘 켜지 않고 운행한다는 점이다. 운전하다 보면 좌회전 혹은 우회전 시 방향지시등을 켜는 것을 잠깐 잊을 수는 있지만 유심히 관찰하면 습관적으로 아예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는 차량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좌회전이나 우회전하게 되면 당연히 교통사고의 위험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차량의 진행 방향을 방향지시등을 통해 표시하는 것은 자동차를 운전하는 본인뿐만 아니라 주변의 다른 차량의 안전을 위해서도 필수적인 기본 수칙이다.
자동차의 방향지시등이 예측할 수 있는 운전을 위해 필요하듯이 품질에도 방향지시등의 역할을 하는 선행지표들이 있다. 자동차의 방향지시등을 작동하지 않으면 자동차의 운행 방향을 알 수 없듯이 품질의 선행지표들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으면 품질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캐플런 교수와 노턴 교수가 개발한 균형성과지표(Balanced Scorecard)의 관점에서 품질은 내부 프로세스 관점의 성과지표이므로 품질의 선행지표는 학습과 성장 관점의 성과지표가 될 수 있다. 학습과 성장 관점의 성과지표는 조직 구성원의 역량과 관련된 성과지표가 해당된다.
즉 조직 구성원들의 품질 관련 역량을 어떻게 키우는가에 따라 품질 성과가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조직 구성원들의 품질 역량을 키우지 않고 양호한 품질 성과를 기대하는 것은 전형적인 연목구어(緣木求魚)의 행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1993년에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나온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의 '일갈'은 경영의 중심을 양(量)이 아닌 질(質)로 전환하는 계기가 되었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질적 인재 양성에 매진한 결과 명실상부한 '글로벌 넘버원 삼성'이 된 것도 품질의 선행지표는 인재 양성임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한국품질만족지수(KS-QEI) 1위 기업으로 선정된 기업들은 한국품질만족지수의 구성요소인 사용품질과 감성품질, 그리고 사용품질 요소인 성능, 신뢰성, 내구성, 사용성, 안전성, 접근성과 감성품질 요소인 이미지, 인지성, 신규성 등에 관하여 고객으로부터 우수한 평가를 받아서 수상의 영예를 차지하게 됐다.
이러한 성과는 이들 기업이 품질 인력 양성뿐만 아니라 견고한 품질시스템을 구축하여 체계적으로 운영해 온 결과라 할 수 있지만 일회성 수상에 그치지 않고 지속해서 고객으로부터 양호한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앞에서 언급한 품질의 선행지표인 품질 인력 양성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
또한 한국품질만족지수 1위 기업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많은 기업이 품질 인력 양성을 품질 성과의 선행지표로 적극 도입함으로써 어려운 경영환경을 품질경쟁력으로 극복하고 우리나라가 품질강국으로 발전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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