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활 신호 … 소부장 내년까지 수혜 [MBN GOLD 주요산업 증시기상도]
철강·조선株 반등은 아직
지난 9월 고금리 장기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 스탠스 악재로 급격한 주가 조정을 받았던 국내 증시가 또다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라는 새로운 지정학적 리스크에 직면했다. 중동 정세 불안은 국제 유가 급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중동산 원유를 수입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사태를 예의 주시할 수밖에 없다. 기획재정부는 4분기부터는 여러 지표가 긍정적으로 나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경기 부진 터널의 끝이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 기저에는 반도체 업황 회복이라는 믿을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의 차세대 인공지능(AI) 가속기에도 HBM 반도체를 독점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엔비디아는 빠르게 성장하는 AI 가속기 시장의 흐름에 발맞춰 내년 하반기로 예고했던 'B100' 출시 시기를 내년 상반기로 앞당겼다. SK하이닉스는 B100에 탑재될 5세대 HBM3E 퀄 테스트를 진행하고 큰 문제가 없다면 독점적으로 공급하게 될 시나리오다. 확실한 선점 효과를 바탕으로 추가 상승의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고, 삼성전자 역시 HBM 시장에서는 다소 뒤처지고 있지만 관련 투자에 상당히 적극적이다.
반도체 소부장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회복에 발맞춰 반도체 소부장 종목군 역시 낙수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특히 어드밴스트 패키지, HBM 등 AI 반도체 생태계 이슈와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갖는 장비·소재 기업과 외주패키징기업(OSAT)의 경우 내년까지 그 수혜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3분기 실적 부진 우려가 남아 있지만 이미 상당 부분 선반영된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오히려 3분기 실적 시즌 이후 빠른 업황 턴어라운드에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
의류
미국의 소비가 여전히 탄탄하다. 특히 이번주 미국 스포츠 의류 관련주들의 주가 흐름이 심상치 않았다. 룰루레몬, 언더아머, 나이키 등 종목이 3분기 실적 기대감으로 강한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국내 의류 관련주들의 주가 흐름이 매우 부진하지만 실적 시즌에는 저평가 매력과 함께 북미 수출 관련 수혜주로 주목받을 가능성이 있다. 중국의 경기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북미향 수출이 늘어나는 기업들이 주식시장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피부 미용 의료기기 관련주와 화장품 관련주 역시 비슷한 성장 스토리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의류업종 중 북미향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비중이 높은 기업들을 주목해보자.
2차전지
전기차 시장이 여전히 부진하다. 특히 배터리 셀 가격 반등이 요원한 가운데 과잉 투자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다만 에코프로그룹주가 3분기 잠정 실적 발표를 통해 어닝 쇼크를 기록하고 악재를 털어냈다. 중국 기업들의 감산 효과로 리튬 가격이 반등하고 있다는 점도 단기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최근 에코프로비엠 등 양극재 종목을 비롯한 배터리 소재·장비 기업들의 주가 하락이 지나치게 과도했던 만큼 주가 급락을 단기 저점 매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AI 의료기기
최근 주식시장 조정 과정에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섹터 중 하나다. 시장의 가장 핫한 테마인 AI와 실적 성장주 의료기기가 결합하면서 폭발적인 시세를 분출했지만 9월 이후 성장주 조정 과정에서 급격한 조정을 받았다. 향후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고 전방 투자의 수혜, 신시장 개척의 선두 지위를 선점한 기업들의 경우에는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
철강·조선
철강·조선을 포함한 경기 민감주의 주가 반등은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다. 우선 수급 개선이 첫 번째다. 시장 유동성 상황이 녹록지 않은 상황으로 외국인의 지속적인 순매수 유입이 가능해야 경기 민감주의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중국 경기 회복인데,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뚜렷한 반등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는 게 사실이다.
[김영민 매일경제TV MBNGOLD 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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