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국공서 어린이집재단 관련 업무했던 본부장, 해당 재단 이사장으로?

인국공 어린이집 운영 '공항꿈나무재단', 작년 직원 3명 인건비 거의 3억
작년 이사장차량 렌트비 등은 124%, 출장비는 500% 올린 '신이 숨긴 직장'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퇴직 전 2년간 사내어린이집을 운영하는 '공항꿈나무재단'의 운영지원을 결정해왔던 경영본부장이 해당 재단의 이사장 재취업 심사 중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올해 정부가 유관기관 전관예우 문제를 '카르텔'이라고까지 지칭하기도 한 터라, 국토교통부 산하 기관의 취업심사가 더 엄격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게다가 해당 재단은 단 3명이 근무함에도 3억원 가량이 인건비와 업무추진비로 지출된 것으로 보고된 바 있어 어린이집 재단 규모나 역할 대비 과도한 수준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9일 인천국제공항(이하 인국공) 노동조합 등에 따르면, 인국공은 공항 직장 어린이집 운영을 위해 200억원을 들여 '공항꿈나무 재단'을 설립했다. 모든 공공기관은 직장 어린이집을 전문 기관에 위탁해 운영하고 있는데, 인국공만 유일하게 재단을 설립해 운영 중이다.

재단이 설립되면서 이사장과 사무국장, 과장까지 3명이 근무하고 있는데, 어린이집재단의 규모와 역할 등에 비해 불필요한 이사장 차량운영과 과도한 업무추진비 등이 지원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 2022년 인건비만 2억8800만원과 업무추진비 2000여 만원이 지출된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이어 올해 2월 진행된 '제42차 이사회'에서 이 재단의 예산은 더욱 늘었다. 이사장 보수는 전년대비 5.75% 인상됐다. 기존에는 공공기관 상임임원 기본연봉 인상율(1.7%)을 반영했으나, 이를 자회사 및 고용노봉부 사업체노동력을 조사한 결과를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이어 교통보조비나 연차수당, 초과근무수당 등의 제수당은 49.4%, 건강진단과 야근식대 등의 기타후생경비도 41.4% 올랐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사회 식대 및 참석수당, 직무대행수당 등의 '회의비' 항목은 95% 인상됐고, 이사장차량 렌트비와 주유비 등의 '수용비/수수료' 부분은 124%나 올랐다. 출장비 항목인 '여비'는 18만원에서 108만원으로 무려 500%나 급증했다.

이렇게 경영되고 있는 재단 이사장 자리에는 인국공에서 지난 2년간 경영지원본부장으로 일하며 재단업무와 밀접한 관련성을 갖고 있던 사람이 취업심사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국공 상임이사이기도 했던 임모 본부장은 올해 8월말 퇴직했다.

퇴직공직자의 재취업은 심사대상자가 퇴직 전 5년 동안 소속했던 부서·기관업무와 취업예정업체 간 밀접한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은 경우여야만 한다.

그러나 이번 임모씨는 인국공 경영본부장 재직 당시 재단 운영지원 관련 업무를 맡아온터라 재단으로의 재취업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인국공 내부에서부터 나오고 있다. 실제 해당 본부에서는 △공항꿈나무 재단 출연 계획 및 집행 △제3어린이집 건립사업 관련 기부금 집행계획(안) △공항꿈나무 사업주 부담금 집행계획 수립(어린이집 운영예산의 60%) △공항꿈나무 제3어린이집 건립사업(안) 수립 계획 등의 업무를 진행해왔다.

역대 재단 이사장과 사무국장들이 공사 출신이기는 했지만 업무관련성이 적었다. 반면 이번 임모씨의 경우 퇴직전 2년간 관련 업무를 해왔기 때문에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정한 '퇴직공직자 취업제한제도'의 퇴직전 5년 간 관련성이 없어야한다는 기준과 맞지 않다.

또한 '업무관련성은 인정되나 법에서 정한 취업을 승인할 수 있는 특별한 사유(공직자윤리법 시행령 제34조 3항 각호)'에도 해당되지 않는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장철민 의원은 "후보자는 취업대상기관의 재정보조를 위한 출연금 및 기부금 집행, 계약 관리, 공동운영협약서 체결 및 감사 등을 수행한 자로 업무 연관성이 매우 있어보인다"며 "취업대상기관 이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를 제대로된 확인 절차없이 이사장 후보로 추천한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책임도 분명히 존재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인국공 측은 "현재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승인 심사 중인 건으로, 최종 승인 여부는 위원회에서 결정될 사안"이라며 "재단 이사장추천위원회에서는 공사, 자회사 및 공항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로서 후보자를 추천했고, 공사는 해당 후보자가 재단 및 어린이집의 현안업무를 수행하기 적합한 경력과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어 공공의 이익을 증진하는 데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이미연기자 enero20@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