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서 ‘멧돼지 출몰’ 작년 2배...이유는?

은평구에 가장 많이 나타나…강북구-종로구-도봉구 순
전염병 이후 멧돼지 관리 완화로 개체 수 늘어난 것

지난 7월 6일 오후 8시 30분쯤 서울 은평구 불광역 일대 주택가에 멧돼지 3마리가 나타나 시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한 마리는 다음날 오전 불광역 사거리 인근에서 차에 치여 죽었고, 다른 한 마리는 서대문구 홍은동 아파트 단지 주차장에서 출동한 엽사에게 사살됐다. 나머지 한 마리는 다시 산으로 돌아간 것으로 추정된다.

2022년 8월 6일 서울 노원구 중계동 국민은행에 멧돼지가 출현했다. /서울시 제공

ㅇ이처럼 서울시 도심 지역에 멧돼지가 출현해 소방대원들이 출동한 건수가 작년보다 두 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재난본부로 멧돼지 출현 신고가 접수되면 119 구조대가 출동해 안전조치를 하고, 필요한 경우 자치구가 운영하는 멧돼지 기동 안전조치단, 경찰 등과 공동 대응한다.

19일 서울시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올해 1~9월 멧돼지가 출현해 안전조치 출동한 건수는 499건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262건)보다 110.5% 증가한 수치다. 멧돼지가 출현해 소방대원이 안전조치 출동한 건수는 2020년 576건, 2021년 442건, 지난해 379건으로 감소했지만, 올해 증가 추세로 반전됐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멧돼지가 출현해 소방대원이 안전조치 출동한 사례는 은평구가 231건(16.5%)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강북구(211건), 종로구(194건), 도봉구(161건) 순이다.

시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멧돼지가 서울 도심에 나타나는 횟수가 감소하다가 다시 늘어난 데 대해 “2~3년 전 아프리카 돼지열병(ASF)이 유행해 멧돼지를 많이 포획하거나 사살했다”며 “멧돼지 관리가 완화되어 개체 수가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멧돼지는 번식기가 시작되는 10월부터 겨울로 진입하는 12월 사이 활동량이 증가해 도심에 출현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멧돼지와 마주칠 경우 소리를 지르거나 위협적인 행동을 해서는 아 된다. 등을 보인 채 달아나서는 안 되며, 주변의 나무나 바위 등 은폐물을 찾아 몸을 피하는 것이 좋다. 현진수 서울소방재난본부 재난대응과장은 “산행이나 산책 중 멧돼지와 마주칠 경우에 대비해 안전 수칙을 숙지해달라”고 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