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순사건 75년 지나서야 아버지는 무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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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순10·19사건 제75주기인 19일, 여순사건으로 학살 당한 민간인 희생자 4명에 대해 무죄가 선고됐다.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형사1부(재판장 허정훈)는 이날 오후 2시 1948년 여순사건으로 처형된 고 박채영, 심재동, 박창래, 이성의 등 민간인 희생자 4명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어 지난해 1월 28일 여순사건 당시 대전시 산내동 골령골에서 희생된 당시 20세 김중호 씨 등 민간인 희생자 12명도 무죄를 선고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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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들 "75년 만의 명예회복…감개무량"
여순10·19사건 제75주기인 19일, 여순사건으로 학살 당한 민간인 희생자 4명에 대해 무죄가 선고됐다.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형사1부(재판장 허정훈)는 이날 오후 2시 1948년 여순사건으로 처형된 고 박채영, 심재동, 박창래, 이성의 등 민간인 희생자 4명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들에게 적용된 포고령 제2호에 대해 "미국 육군대장 맥아더 장군의 포고령 제2호의 내용도 적용 범위가 너무 광범위하고 포괄적이어서 통상의 판단 능력을 갖춘 국민이 법률에 따라 금지된 행위가 무엇인지 예견하기 어려워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돼 위헌·무효다"고 밝혔다.
또한 "과거사위원회의 진실규명결정서에 기재된 내용에 의하면 여순사건 당시 군경에 의한 민간인들에 대한 체포감금이 일정한 심사나 조사도 없이 무차별적으로 이루어졌고 그 후 조사과정에서 비인도적인 고문이 자행된 사실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판장은 유족들에게 "그동안에 심적으로 많이 고생하신 것으로 안다. 무죄가 선고됐으니까 그간의 원한을 푸셨으면 한다"며 "그 이후 형사보상 등을 신속하게 신청해 주시면 절차에 따라 조치를 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무죄'라는 재판장의 선고에 엄숙했던 법정 안에 박수소리가 터져나오자 재판장이 제재를 하기도 했다.
고 박채영 씨의 딸 박수희(82)씨는 "7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잠도 못 자고 힘든 시간들이었다"며 "75년 만에 아버지가 무죄를 선고 받아 다행이다"고 전했다.
고 심재동 씨의 손자 심규환(54)씨는 "할아버지의 시신을 찾지 못해 현재 빈 목관을 넣어 묘지를 조성해 모시고 있다"며 "할아버지의 뼈 한조각이라도 찾아 돌아가신 할머님 옆에 묻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고 이성의 씨의 딸 이정순(75)씨는 "올해가 여순사건 75주기이지 않나. 내가 태어나기 직전 아버지가 여순사건으로 끌려가 돌아가시면서 유복자로 태어났다"며 "아빠를 불러보지도 못하고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씨는 "아버지의 명예회복을 해줘 감개무량하고 지금 이 순간 아버지가 너무 보고싶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박 씨 등은 여순사건 당시 14연대 군인 등에 동조해 공중치안 및 질서를 교란하거나, 국권을 배제하고 통치 기본질서를 괴란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켰다는 이유로 영장도 없이 체포돼 수감됐다가 처형 당했다.
이번 재판은 2019년 대법원이 여순사건 민간인 희생자에 대한 재심 개시를 결정한 뒤 내려진 네 번째 무죄 판결이다.
지난 2020년 1월 철도기관사이던 고 장환봉 씨와 지난 2021년 6월에는 순천역 철도원으로 근무했던 김영기 씨, 대전형무소에서 숨진 농민 김운경 씨 등 민간인 희생자 9명에 대해 무죄가 선고됐다. 이어 지난해 1월 28일 여순사건 당시 대전시 산내동 골령골에서 희생된 당시 20세 김중호 씨 등 민간인 희생자 12명도 무죄를 선고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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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CBS 박사라 기자 sarai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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