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업체 비구이위안 결국 디폴트 수순…달러채권 이자 못 갚아
유예기간 경과, 이자 미지급에 디폴트 위기
“부동산 불안 지속에 상환 이행 어려운 상황”
중국 부동산 개벌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이 채권 이자를 갚지 못하면서 결국 디폴트(채무 불이행) 수순을 밟게 됐다.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財新)은 비구이위안이 2025년 만기인 달러 채권 이자 1540만달러(약 213억원)를 지급하지 못해 잠재적으로 첫 디폴트 상태에 놓였다고 19일 보도했다. 비구이위안은 앞서 지난달 17일 5억달러(약 6906억원)의 역외 채권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지 못해 30일간의 유예 기간을 받은 상태였다. 지난 18일 유예 기간이 경과했지만 결국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면서 디폴트를 선언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비구이위안은 지난 8월 달러 채권 2종에 대한 이자 2250만달러(약 310억원)를 기한 내 지급하지 못하면서 처음 디폴트 위기에 직면했다. 이후 30일의 유예 기간 내에 해당 이자를 지급했고, 채권단과의 합의를 통해 다른 채권들의 상환 기간을 연장하면서 가까스로 유동성 위기를 넘겨왔다. 하지만 연이어 다른 달러화 채권들의 이자 지급일을 맞으면서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두 달여만에 사실상 디폴트 상태에 빠지게 된 것이다.
비구이위안은 이번 이자 미지급 사태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모든 역외 채무에 대한 지급 의무를 제때 할 수 없을 것이라며 “현재의 어려움을 풀기 위해 전체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기를 바란다”는 기본적인 입장만 밝힌 상태다. 또 비구이위안 관계자는 차이신에 “부동산 시장 불안이 지속되면서 매물이 지속적인 압박을 받고 있어 상환 의무 이행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유동성 위기가 개선되지 않고 있어 이번뿐 아니라 앞으로 도래할 만기 채권과 이자 상환도 쉽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해석된다. 차이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첫 번째 공식 디폴트는 지금까지 간신히 디폴트를 피해 온 비구이위안의 교차 디폴트를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비구이위안의 총부채는 1870억달러(약 258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초까지 모두 3차례에 걸쳐 추가로 달러 채권 이자의 지급 유예 기간 만료가 도래한다.
비구이위안이 연쇄적으로 디폴트를 선언하고 장기적인 채무 구조조정에 들어갈 경우 가뜩이나 침체된 중국 부동산 시장과 경제 상황에는 적지 않은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 발표된 3분기 중국의 주요 경제 지표를 보면 다른 지표들은 대체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부동산 시장 만큼은 정부의 각종 부양 정책에도 좀처럼 활력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올 들어 1월부터 9월까지 전체 부동산 개발 투자액은 마찬가지로 침체기였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도 9.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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