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 '가입자 폭증'에…티빙·웨이브 "광고요금제, 시간문제"

변휘 기자 2023. 10. 19.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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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최강자 넷플릭스가 올 3분기 깜짝 실적을 올렸다.

넷플릭스는 이 같은 실적 개선의 배경 중 하나로 "광고가 포함된 대신 요금이 낮은 광고 요금제 가입자 수가 1년 전에 비해 70% 급증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등 OTT의 계정공유 단속, 요금 인상 등으로 부담이 커지면서 점차 많은 이들이 광고요금제를 선택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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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Q 876만명↑…넷플릭스 "광고요금제 가입자 급증"
韓 이용자 거부감 크지만…"경제적 이유로 선택할수도" 분석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 경영책임자(CEO)가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스진스호텔에서 ‘넷플릭스와 한국콘텐츠 간담회’를 앞두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06.22./사진제공=뉴시스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최강자 넷플릭스가 올 3분기 깜짝 실적을 올렸다. 3년여만에 최대 폭의 가입자 증가를 기록했는데, 지난해 말 전격 도입한 '광고요금제' 효과가 컸다. 거세진 스트림플레이션(streamflation·스트리밍+인플레이션)에 이용자들이 지출을 줄이는 대신 광고를 보기로 마음먹었다. 이에 도입을 꺼리던 국내 OTT들도 '적자 탈출'을 목표로 머지않아 넷플릭스를 뒤따를 전망이다.

18일(현지시간) 넷플릭스는 글로벌 가입자 수가 올 3분기 876만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스트리트 어카운트가 집계한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치(549만명 증가)를 크게 웃돈 것으로, 2020년 2분기 1010만명의 가입자 급증 이후 분기 기준 최대 증가 폭이다.

넷플릭스는 이 같은 실적 개선의 배경 중 하나로 "광고가 포함된 대신 요금이 낮은 광고 요금제 가입자 수가 1년 전에 비해 70% 급증했다"고 밝혔다. 다만 전체 가입자 가운데 광고 요금제 가입자의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는 밝히지는 않았다. 광고요금제는 시간당 평균 4~5분의 광고를 노출하고, 대신 기존 요금제보다 저렴하게 넷플릭스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또 넷플릭스는 이날 미국 기준 △기본요금제(월 9.99→11.99달러) △프리미엄 요금제(19.99→22.99달러) 등 요금 인상을 발표하면서도, 광고요금제(6.99달러) 가격은 동결했다. 콘텐츠 제작비 상승에 대응하면서도, 광고요금제를 가입자 확대의 핵심 수단으로 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눈치보던 K-OTT "광고요금제? 시간문제, 조만간"
(왼쪽부터) 허승 왓챠 이사, 최주희 티빙 대표, 이태현 웨이브 대표, 김성한 쿠팡플레이 대표가 7일 부산 더베이101에서 열린 'K-OTT 미디어데이'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2023.10.07/사진제공=뉴스1
넷플릭스의 행보를 바라보는 국내 OTT 사업자들의 속내는 복잡하다. 가입자 증가 추세가 둔화한 데다 수익성 개선도 어려운 가운데 광고요금제는 이 같은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좋은 선택지다. 그러나 국내 OTT들은 서비스 개시 후 지금까지 요금 인상은 한 차례도 없었고, 광고요금제는 이용자 눈치를 보며 주저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 넷플릭스 광고요금제가 도입된 지난해 11월 소비자 리서치 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소비자 1473명에게 질문한 결과, "광고형 요금제를 이용하고 싶다"는 응답자는 13%뿐이었다. 또 절반을 넘는 51%는 "가입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이용자들은 '비싼 것'보다는 '불편한 것'이 더 싫다고 답한 셈이다.

하지만 1년 지난 지금 분위기는 바뀌었다. 넷플릭스 등 OTT의 계정공유 단속, 요금 인상 등으로 부담이 커지면서 점차 많은 이들이 광고요금제를 선택한다는 분석이다. 지난 8월 한국언론정보학보에 게재된 '넷플릭스 광고요금제 태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관한 탐색적 연구'에서 연구진은 "낮은 연령의 경우 광고요금제에 대해 부정적 태도를 갖지만 경제적 이유로 태도와 배치되는 방향으로 시청 의향이 형성된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OTT 사업자들도 본격적으로 광고요금제 도입 필요성을 제기한다. 이달 7일 부산에서 열린 K-OTT 미디어데이에서 이태현 콘텐츠웨이브 대표는 "광고요금제 검토는 꽤 오래 하고 있다"면서 "(광고요금제는) 대세이고,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도입 효과에 대해서도 이 대표는 "광고를 보지 않는 가입자는 지키거나 늘리면서 (기존에) 없는 시장을 공략한다는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최주희 티빙 대표도 "현재의 요금제로 수익을 내는 건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광고요금제는) 당연히 해야 할 과제로 생각하고, 적절한 타이밍에 우리 계획을 보고할 자리가 조만간 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내 OTT 사업자들은 티빙 1192억원, 웨이브 1217억원, 왓챠 555억원 등 줄줄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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