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포럼]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 '제품군 플랫폼'
제품군은 다수의 멤버제품(예: 현대자동차가 생산·판매하는 모든 차종)으로 구성된다. '제품군 플랫폼'은 제품군 내 모든 멤버제품이 공통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재사용이 가능한 자산(예: 제조사양서, 제조 방법 및 절차, 제품을 구성하는 필수적 또는 선택적 항목, 등)을 플랫폼으로 체계화한 것을 의미한다. 즉, 개별 제품 각각의 요구사양에 맞추어, '공통부품'은 '제품군 플랫폼' 내 자산을 그대로 재사용하고, '가변부품'은 일부분을 수정해 재사용하거나, 또는 멤버제품에 특화된 기능을 추가로 개발·사용함으로써, 시장별·고객별 맞춤 제품을, 경쟁력있는 가격과 품질로, 짧은 개발기간에 생산·판매하는 패러다임이다.
시장과 기술, 그리고 고객취향 변화에 따라, '제품군 플랫폼'은 지속적으로 진화하는 특징을 갖는다. '제품군 플랫폼'은 보통 다수의 기술과 관련되고, 수십에서 수백 개 응용영역에서 재사용된다. 여기에서 다수의 기술은 가상화기술(Virtualization), 클라우드컴퓨팅(Cloud Computing),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분석(Big Data Analytics),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ance), 다중코어(Multi Core), 보안기술(Security), 양자컴퓨팅(Quantum Computing) 등을 포함한다.
현재 대부분 선진국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인더스트리(Industry) 4.0' 과 '제4차 산업혁명' 성공여부는 견고하면서도 유연성이 있는, '제품군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는 역량에 좌우(성공 기여도 90% 이상)된다고 하겠다.
'제품군 플랫폼'은 제품의 제조원가 중 소프트웨어 비중이 높은 자동차(52%), 항공기(51%), 정보가전(53.7%), 통신장비(52.7%), 의료장비(45.4%) 분야에서 제조업의 전장화, 제품의 지능화, 첨단화를 기하며 기업과 국가의 글로벌 경쟁력(미국 Cummins 수소자동차의 경우 '제품군 플랫폼'을 토대로 품질향상: 50%, 생산성향상: 200%를 달성했음)을 높이는데 쓰이고 있다.
미국은 1975년부터 1995년까지 약 20년간 냉전시대에 러시아보다 무기체계에서 앞서기 위해 방위산업 업체인 록히드마틴(Lockheed Martin)과 보잉(Boeing)의 기술 주도하에 미국 육군, 공군, 해군의 무기체계 관련 조직이 협력해 STARS(Software Technology for Adaptable, Reliable Systems) 프로그램을 성공시키면서, '제품군 플랫폼'의 토대를 마련했다.
유럽연합(EU)은 미국의 방위산업용 STARS 프로그램의 '제품군 플랫폼'을 모방, 1995년부터 지금까지 자동차산업, 항공기산업, 의료기기산업, 통신기기산업, 가전산업 등 산업분야에 적용하고 있다. 이를 위해 EU는 회원국가 모두를 아우르는 ITEA(Information Technology for European Advancement) 프로그램에 14조원의 연구비와 연인원 5만 5000명 연구인력을 투입해오고 있다. 특히, EU는 자동차산업의 '제품군 플랫폼'인 '오토사'(AUTOSAR: AUTomotive Open System Architecture)를 개발했다. '오토사'는 사양서(Spec)가 A4 용지로 5만 페이지에 이르며, 현재 세계 자동차 제조업체는 모두 오토사를 준수해 자동차를 만들어야 한다.
한국은 2003년부터 현재까지 모든 산업분야에 적용되는 '제품군 플랫폼' 세계표준을 미국· EU와 협력하며 주도해오고 있다. '제품군 플랫폼'의 참조모델(IS 26550), 요구공학(IS 26551), 기술관리(IS 26555), 가변성메커니즘((IS 26557) 등 17개의 '제품군 플랫폼' 관련 세계표준을 한국이 주관해 제정해오고 있다.
'제품군 플랫폼'은 지난 50년간 괄목할 수준으로 진화해 왔다. 향후 '인더스트리(Industry) 4.0' 과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우리나라 기업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제품·서비스의 고객맞춤화·지능화·차별화를 기하면서, 각각의 산업영역에 특화된 '제품군 플랫폼' 역량을 높여 나가야 하겠다.
이단형 한국SW기술진흥협회장 danlee@kaist.ac.kr
Copyright © 전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갈길 먼 전자문서 활성화…종이원본 요구 법령 332개
- 방통위 “이통사 판매장려금 담합 아니다”…공정위 제재에 반대
- [전자신문 테크서밋]SK하이닉스 “전공정·후공정 영역 사라진다...2025년 말 HBM4 개발 예정”
- 테슬라, 3Q 순이익 전년대비 44% 감소...가격 인하 여파
- [전자신문 테크서밋] 엔비디아 “생성형 AI 최적화 반도체 제공...SW 생태계도 주도할 것”
- [전자신문 테크서밋] 오픈엣지 “NPU 성능 고도화 성공 열쇠 '칩렛' 급부상”
- “애플, 내년 역대 최대 크기 '폴더블 아이패드' 내놓는다”
- 은행 사기계좌 대응 미적대는 사이…'시한폭탄' 커진다
- 취임 1년 앞둔 이재용 회장, 기흥·화성캠퍼스 찾아 “다시 한 번 반도체 혁신”
- [사설]방통위-공정위, 의견 충돌 옳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