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차세대 반도체 R&D건설현장 찾아 "혁신의 전기 마련해야"

취임 1주년 앞두고 기흥/화성 캠퍼스 방문...DS경영진 간담회 진행

19일 삼성전자 기흥캠퍼스를 찾은 이재용 회장이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 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취임 1주년을 맞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9일 삼성 반도체 사업의 본산인 기흥/화성 캠퍼스를 찾아 차세대 반도체 R&D(연구개발) 단지 건설현장 및 반도체 전략을 점검했다. '반도체 초격차'를 강조해 온 이 회장은 지난해 복권 이후 첫 공식 행보에 나설 때도 기흥캠퍼스를 찾는 등 반도체 사업을 직접 챙겨왔다.

이날 삼성에 따르면, 현장을 찾은 이 회장은 "대내외 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다시 한 번 반도체 사업이 도약할 수 있는 혁신의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하며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기술 리더십과 선행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흥캠퍼스에 건설되는 삼성의 차세대 반도체 R&D단지는 2030년까지 약 20조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앞으로 미래반도체 기술을 다루는 핵심 연구기지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이곳은 연구, 생산, 유통이 한 곳에서 이뤄지는 복합형 연구 단지로, 첨단 기술 개발의 결과가 양산 제품에 빠르게 적용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게 된다.

이 회장은 삼성의 반도체 전략도 현장에서 점검했다. 삼성의 주력 사업인 반도체 사업은 한국의 전체 수출을 책임지는 국가 경제의 대들보 역할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경제, 안보 동맹의 긴밀한 연결 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해졌다.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에서 열린 이날 경영진 간담회에서 이 회장은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 현황을 보고 받고, 메모리·파운드리·팹리스시스템반도체 등 반도체 전분야에 대한 경쟁력 제고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경계현 DS부문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송재혁 DS부문 CTO(최고기술책임자) 등 DS(반도체)부문 경영진들이 참석했다. 해외 출장 중인 일부 경영진도 화상 회의로 참석, 첨단 공정 개발 현황 및 기술력 확보 방안, 공급망 대책 등 주요 현안들을 심도있게 논의했다.

삼성 관계자는 "이 회장이 중요한 시점마다 반도체 사업을 직접 챙기는 것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기술 격차를 통해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글로벌 패권 경쟁에서 한국이 '반도체 강대국'으로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데 기여하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산업 전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이 회장은 '기술'로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자신의 경영철학을 수차례 강조해왔다. 삼성은 올해 3분기까지 반도체 부문에서 약 1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적자를 보고 있지만, 이 회장은 '오직 기술'만이 해답이 될 수 있다며 핵심기술 확보를 위한 선행 투자를 주도해 왔다. 지난 3월 삼성은 용인에 앞으로 20년간 300조원을 투입해 첨단 시스템 반도체 산업단지를 조성하겠다는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한편, 이 회장은 이날 반도체 전략 점검 후 삼성전자 인재개발원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 추모 음악회에 참석한다. 앞서 지난 18일 한국경영학회는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이건희 회장 3주기 추모·삼성 신경영 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임동욱 기자 dwlim@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