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 앞둔 반도체'…이재용 회장 현장경영 갖는 의미는

백유진 2023. 10. 1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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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기흥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 건설 현장 방문
위기에도 '오로지 기술'…미래 투자 지속 강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반도체 위기 극복을 위해 발로 뛰고 있다. 반도체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현장 경영을 확대해 위기를 이겨내겠다는 의지다.

반도체 위기에…현장 경영 속도

19일 삼성은 이재용 회장이 삼성전자 기흥·화성 캠퍼스를 찾아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 건설 현장을 둘러보고, 반도체 전략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삼성에 따르면 이날 이 회장은 대내외 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반도체 사업이 다시 도약할 수 있는 혁신의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기술 리더십과 선행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9일 삼성전자 기흥캠퍼스를 찾은 이재용 회장이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 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제공

이 회장은 이날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에서 진행된 경영진 간담회에 참석해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 현황도 보고 받았다. 경계현 DS부문장을 비롯해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송재혁 DS부문 CTO 등 DS부문 경영진들이 참석해 반도체 전 분야에 대한 경쟁력 제고 방안을 논의했다. 이와 함께 첨단 공정 개발 현황을 공유하고 기술력 확보 방안, 공급망 대책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장은 반도체 기술 인재를 격려하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행보를 이어 오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반도체연구소 신입 박사 연구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반도체 연구소를 양적·질적인 측면에서 두 배로 키워나갈 예정"이라고 언급하며 R&D 역량 강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앞서 2월에는 천안·온양 캠퍼스를 찾아 첨단 패키지 기술이 적용된 반도체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어려운 상황이지만 인재 양성과 미래 기술 투자에 조금도 흔들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한 바 있다.

19일 삼성전자 기흥캠퍼스를 찾은 이재용 회장이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 건설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제공

반도체 태동지서 차세대 기술 키운다 

이 회장이 이날 둘러본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는 2028년까지 20조원이 투자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삼성전자는 미래 반도체 기술을 선도하는 핵심 연구 기지로 기흥 캠퍼스에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를 건설하고 있다. 기흥캠퍼스는 1983년 삼성의 반도체 사업이 태동한 곳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이 회장은 지난해 8월 복권 이후 첫 공식 행보로 기흥캠퍼스를 찾아 반도체 R&D 단지 기공식에 참석한 바 있다. 이 회장이 취임 1주년을 앞두고 또 다시 기흥캠퍼스를 찾은 것은 반도체 사업을 그만큼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이재용 회장은 "과감한 R&D 투자가 없었다면 오늘의 삼성 반도체는 존재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기술 중시, 선행 투자의 전통을 이어 나가자.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고 당부한 바 있다.

지난해 이재용 회장이 기흥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에 참석한 모습./사진=삼성전자 제공

기흥 반도체 R&D 단지는 약 10만9000㎡(3만3000여평) 규모로 조성되며 △메모리 △팹리스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등  반도체 R&D 분야의 핵심 연구기지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또 연구, 생산, 유통이 한 곳에서 이뤄지는 복합형 연구 단지로 조성될 계획이다. 첨단 기술 개발의 결과가 양산 제품에 빠르게 적용될 수 있는 고도의 인프라를 갖춘다는 목표다. 반도체 R&D 전용 라인은 오는 2025년 중순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회장이 중요한 시점마다 반도체 사업을 직접 챙기는 것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기술 격차를 통해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글로벌 패권 경쟁에서 한국이 '반도체 강대국'으로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데 기여하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위기 극복 키워드 '오로지 기술'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반도체 사업 부진에도 핵심기술 확보를 위한 선행 투자를 주도하고 있다. 여기에는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오로지 기술'뿐 이라는 이재용 회장의 신념이 기반이 됐다는 후문이다.

지난해 6월 유럽 출장 귀국길에서 이재용 회장은 "(우리가 할 일은) 첫번째도 기술, 두번째도 기술, 세번째도 기술 같다"고 말하며 기술 경쟁력 확보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래픽=비즈워치

실제 삼성전자의 연구개발비는 지난 3년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 연구개발비는 13조7779억원에 달한다. 작년 4분기부터 올 2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분기 최대치를 기록 중이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1.1% 수준이다. 3년 평균 비중(8.4%)보다 2.7%P(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올 상반기 DS(반도체) 부문의 영업손실이 8조9400억원에 달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증권가에서는 DS 부문이 3분기 역시 3조원 수준의 적자를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백유진 (by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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