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현대차·기아, 탈탄소 15개 중 9위...내연차·SUV 비중 높아”
글로벌 15개 주요 완성차 기업들의 전기차 등 ‘탄소 배출 없는 자동차(ZEV)’ 판매 비중이 전체 판매량의 6%도 못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솔린 등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전환하는 전동화 바람이 불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먼 것이다. 이 가운데서도 현대차·기아는 15개 자동차그룹 중 친환경 순위가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현대차·기아, 메르세데스-벤츠, BMW, 포드, 도요타 등 세계 15대 완성차 기업의 지난해 자동차 판매량·탈탄소 계획 등을 평가해 친환경 점수를 매긴 결과, 100점 만점에 50점을 넘긴 기업은 단 한곳도 없었다. 특히 이들이 지난해 판매한 차량(5880만대) 중 내연기관차(5550만대) 비중은 94.4%로 드러났다.
그린피스는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과 유럽에서는 ZEV 판매를 늘리고 있지만, 다른 지역에서의 ZEV 시장 보급률은 여전히 낮다”며 “이들은 신흥시장 및 개발도상국 등 ‘글로벌 사우스’에서 내연기관차를 계속해 대량 판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화석연료 소비를 지속시키는 일이며 자신들이 약속한 기후 목표에 부합하지 않는 일”이라고 했다.
15개 기업 중 친환경 점수 1위는 41.1점을 받은 메르세데스-벤츠였다. 이어 BMW(40.0점), 상하이자동차(35.3점) 등의 순이었다. 벤츠와 BMW는 배터리·철강·전력 등 자동차 제조 과정과 운송 부문 등에서, 상하이자동차는 전기차 판매 비중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한편, 현대차·기아는 20.5점을 받아 15개 기업 중 중하위권인 9위를 기록했다. 내연기관차 판매 비중이 94.42%로 여전히 높은 데다, 철강 사용량이 많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판매에 크게 의존하는 것이 문제로 지적됐다. 현대차·기아 판매량 중 SUV 비중은 50% 이상이다.
현대차·기아는 탄소 순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넷제로 시기를 2045년으로 잡았지만 그린피스는 “(탈탄소 노력을 더 하지 않고서는) 약속을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린피스는 이어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전환은 꾸준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속도가 너무 느리다”며 “(주요시장에서) 내연기관차의 단계적 폐지 목표는 밝혔지만 신흥시장에서는 내연기관차를 폐지하겠다는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고 했다.
한편, 전기차 전환이 느린 일본 자동차 회사들은 대부분 하위권에 머물렀다. 특히 내연기관차 판매 비중이 99.76%나 되는 도요타(11.9점)는 13위, 내연기관차만 판매한 스즈키는 15위로 최하위권이었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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