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시민' 이준영, "'D.P'·'마스크걸'서 보여준 악역 뛰어넘을 것" [TEN인터뷰]

이하늘 2023. 10. 19.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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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용감한 시민' 이준영 인터뷰

[텐아시아=이하늘 기자]

배우 이준영. /사진제공=(주)마인드마크



2014년 유키스로 어린 나이에 데뷔한 이준영은 '가수 출신'이라는 수식이 무색하게도 배역 안에 완전히 스며들며 위화감을 주지 않는다. 넷플릭스 'D.P', '마스크걸'에서 '어? 이 배우 누구야'라는 생각이 들 만큼, 극의 긴장감을 주는 악역을 본인만의 방식으로 읽어내는 능력이 있는 것만 같다.

'용감한 시민'(감독 박진표)에서 다시금 전사가 모두 생략된, 악마 같은 빌런 한수강을 연기한 이준영. 그가 만든 몰입감은 대척점에 선 캐릭터 소시민(신혜선)을 더욱 영웅처럼 보이게 한다. 롤모델이 가수 겸 배우 임시완이라는 이준영은 어쩌면 배우로서 자신만의 서사를 쌓아가는 중이 아닐까.

영화 '용감한 시민' 스틸컷. /사진제공=㈜마인드마크



'용감한 시민'은 불의는 못 본 척, 성질은 없는 척, 주먹은 약한 척 살아온 기간제 교사 소시민(신혜선)이 선을 넘어버린 안하무인 절대권력 한수강(이준영)의 악행을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통쾌한 이야기. 배우 이준영은 용서할 수 없는 극의 최강빌런 한수강 역을 연기했다.

최근 교권 침해와 학교 폭력으로 인한 피해 사례가 속출하면서, 사회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 상황. '용감한 시민'은 해당 문제가 스토리에 녹아있는 만큼, 시의성을 띠고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용감한 시민'의 촬영은 2년 전이었다고. 이준영은 "매스컴화된 것이 최근이지, 그 전부터 있던 일이 아닌가. '소시민'들을 위로한다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 메시지를 잘 전달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었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러닝타임 내내 이준영이 맡은 한수강은 학교 안에서 왕처럼 학생들을 군림하며 동급생들을 무자비하게 괴롭히는, 그야말로 피도 눈물도 없는 빌런이다. 영화 속에서 한수강의 전사나 서사는 따로 제시되지 않으며 철저히 '나쁜 놈'으로 등장한다. 이준영은 "서사가 없어서 구축하는 데 있어서 재밌었고, 생각하는 것에 자유로웠다. 어떻게 하면 더 기이하게 보일까 생각을 많이 했다. '사람이라면 이러면 안 되지'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많이 내려놔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초점을 뒀던 부분을 언급했다.

영화 '용감한 시민' 스틸컷. /사진제공=㈜마인드마크



연출을 맡은 박진표 감독은 빌런 한수강 역으로 이준영을 캐스팅한 이유에 관해 '눈빛이 무서웠다'라고 이야기한바. 이준영은 처음 박진표 감독과의 미팅 당시를 회상하며 "(내가)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라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살짝 고개를 들었는데 그 순간의 눈빛이 좋았다고 하시더라(웃음)"라고 설명했다.

이준영은 넷플릭스 '마스크걸'이나 'D.P.'를 통해 서늘한 얼굴을 보여주며 대중들에게 악역 이미지가 강하게 각인됐다. '용감한 시민'의 악역 한수강만의 차별점을 묻자 "'마스크걸'이나 'D.P.'는 양아치성이 짙은 캐릭터 아니었나. 나쁜 놈은 나쁜 놈이라는 것을 부각하고 싶었다. 마지막에도 '한수강'이 사과를 안 하지 않나. 이 친구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해시키지 않기를 바랐다"라고 답했다.

영화 '용감한 시민' 스틸컷. /사진제공=㈜마인드마크



줄줄이 악역을 맡으며 이미지가 굳어지는 것에 따로 부담감은 없다는 이준영은 "걱정보다는 몇 번의 악역으로 인사를 드렸던 순간들을 넘어야 하는 것이 숙제라고 생각한다. 선한 역이든, 악한 역이든 나의 숙명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극 중에서 기간제 교사 '소시민' 역의 배우 신혜선과 대립하며 과격한 액션을 보여주기도 하는 이준영은 현장에서 본 신혜선에 대해 촬영 비하인드를 말했다. 그는 "(신혜선)은 열정이 넘치는 배우다. 처음으로 상대 배우한테 지기 싫다는 마음을 했던 것 같다. 주변 사람들까지 높아질 수 있는 에너지를 가진 배우다. 연습을 열심히 한다. '질 수 없지'라는 마음이었다. 신혜선 배우는 복싱을 기반으로, 나는 무에타이를 중심으로 준비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액션을 잘하는 것은 아니지만, 움직임에 대한 이해도가 있는 것 같다. 무술 감독님께서도 그렇게 말씀해주시더라. 자신감을 얻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배우 이준영. /사진제공=(주)마인드마크



2014년 16살의 나이에 가수 '유키스'로 데뷔해 벌써 데뷔 10년 차에 다다른 이준영. 다시금 가수 활동을 하고 싶지는 않냐는 질문에 잠시 고민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그는 "가수도 다시 하고 싶지만, 지금 하는 일을 안정화해놓고 싶다. 다 완성도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치열하게 잘 살아온 것 같아서 후회는 없는 것 같다. 결과론적으로 봤을 때는 잘 된 것도 있고, 안 좋은 일이 있던 시기도 있지 않나. 굳은살 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지나온 시간들을 반추했다.

'가수 출신' 연기자들에게는 종종 꼬리표처럼 수식이 붙는 것처럼, 유키스로 데뷔한 이준영 역시 프레임에서 자유로울 수만은 없다고. 하지만 이준영은 "가수 출신이라는 말도 좋아한다. 어쨌든 이준영 아닌가. 그때마다 했던 생각은 나보다 먼저 하신 아이돌 출신 배우들을 욕보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임시완 선배가 롤모델이다. 멋있더라. 기회가 된다면 같이 작품도 하고 싶다는 개인적인 소망이다"라고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이어 "좋아하는 말 중의 하나가 '아? 이 배우가 이 배우였어?'라는 말이다. 또한, 악역의 최고 칭찬은 욕이기에, 많은 욕을 기대하고 있겠다"라고 덧붙였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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