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심스러운 배구여제 “절대1강? 다른 팀들의 ‘언플’이에요”
지난 12일 개막을 앞두고 열린 V리그 여자부 미디어데이에서 흥국생명은 타 팀들이 뽑은 강팀으로 꼽혔다.
‘자기 팀을 제외하고 챔프전에서 만날 것 같은 2개 팀’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6개 팀 중 한 팀을 제외하고 모두 흥국생명에 한 표를 던졌다.
흥국생명이 개막 전부터 이런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배구여제’ 김연경이 있기 때문이다.
베테랑 김연경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MVP를 수상할만큼 리그에서 가장 훌륭한 활약을 펼쳤다. 국내 선수 중 가장 많은 669득점(전체 5위)을 기록했다. 공격 성공률은 45.76%로 1위에 올랐다. 수비에서도 리시브 효율 8위(46.80%), 디그 10위(세트당 3.713개) 등을 기록하며 탑10에 진입하는 등 공수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였다.
비시즌 동안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김연경은 이적 가능성도 예상됐으나 흥국생명에 잔류했다. 지난 시즌 흥국생명은 정규리그 1위를 기록했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김연경은 다시 한번 통합 우승을 향해 의지를 다졌다. 여기에 ‘절친’ 김수지까지 FA 이적으로 합류하게 되면서 흥국생명의 전력은 더욱 견고해졌다.
흥국생명은 개막 후 2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며 ‘절대1강’이라는 평가에 부응하고 있다. 지난 14일 한국도로공사전에서는 세트스코어 3-0으로 셧아웃 승리를 한 뒤 18일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는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승리했다.
현대건설전에서 23점으로 팀 승리를 이끈 김연경은 ‘절대 1강’이라는 말에 “(다른 팀들이) 언론 플레이를 하는 것 같다. 기분이 썩 좋지 않다”라며 농담을 해 좌중을 웃겼다.
김연경에게 더욱 중요한 건 타 팀의 평가보다 흥국생명이 바라보고 있는 목표다. 그는 “다른 팀의 평가를 신경쓰지 않고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 할 생각”이라며 “지난 시즌에도 정규리그 우승하고도 마무리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조금씩 한 경기씩 나아가는 경기를 하면서 좋아지려고 선수들과 이야기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거듭 “우리는 1강이 아니다”라고 반복했다.
김연경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같은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과거 흥국생명에서 뛰었던 김수지까지 합류해 팀 분위기도 더 좋아지고 있다. 김연경은 “팀워크가 좋다”라며 “선수단 구성에 조금의 변화가 있었는데 그 선수들이 긴장을 아직 하는 거 같다. 아직까지 시간이 필요한 부분이 있지만 점점 가면 갈수록 팀이 더 좋아질 것이다. 김수지 선수가 오면서 좋아지기도 했고 아시아쿼터러로 온 레이나 선수도 공격력이 좋아서 중요한 순간에 자기 역할을 할 것”이라며 동료들을 향한 믿음을 드러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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