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한은 총재 "1%대 금리 쉽지 않아", 무리한 부동산 투자 경고

김유승 기자 김혜지 기자 2023. 10. 19.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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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은 총재 기자간담회…"물가 목표 도달, 예상보다 늦어질 것"
"금융 부담 금방 낮아지지 않아, 부동산 자본이득 가능할지 스스로 판단하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10월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10.19/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서울=뉴스1) 김유승 김혜지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9일 "중동 사태로 인해 물가가 예상 경로를 벗어나면, 특히 기대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면 기준금리 인상을 심각하게 고려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 총재는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과도한 차입을 통해 부동산 등 자산을 사들이려는 국민에게는 "금융 부담이 금방 떨어질 것 같지 않다"며 "높은 금리가 유지될 때 단기적으로 부동산을 사서 금방 팔아서 자본 이득을 금방 얻고 나올 수 있을지에 대한 판단은 스스로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본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앞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3.50%로 6회 연속 동결했다.

이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2% 목표로 수렴하는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늦어질 것"이라며 금리를 인하하기까지는 예상보다 꽤 오랜 기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그동안 현재 기준금리가 긴축적인 수준이라 말씀하셨는데, 최근 물가 반등세도 가파르고, 가계 및 기업 부채도 빠르게 늘고 있다. 현재 관찰되는 경제 전반 상황을 볼때 현재 통화정책이 긴축적인 수준인가.

▶현재 우리 통화정책 기조가 긴축적이냐. 중립금리를 보면 긴축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가계, 기업부채도 늘어나는데 긴축적이냐는 질문에는 저는 기본적으로 통화정책 긴축정도를 금리나 중립금리 비교, 가격 변수를 통해 판단하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어. 금융상황지수라든지. 이런 가격변수가 아니고 가계대출 기업대출을 가지고 판단하는건 반드시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저희가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을 걱정하는건 리스크 관리차원서 경제 충격 걱정하는 것.

기업대출이 늘었다고 금리 수준이 긴축적이지 않다고 결론내리는건 어렵다. 예를들어 최근 기업대출이 늘어난 것은 회사채 금리가 올라가면서 회사채를 발행하던 것에서 대출로 이동한 것도 많은 비중이 있다. 몇몇 대기업들은 대출을 받아서 회사채를 상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대출 자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실물경기를 봐야 한다. 언뜻 보면 기업 대출이 늘어나니까 투자를 늘리고 있느냐. 사실 투자를 보면 굉장히 미미한 상황이다. 수량변수를 통해 긴축 정도를 판단할땐 해석에 조심해야 한다. 특히 기업대출 변화 이런것은 파이낸싱 방법이 변화해서 변화했을 수 있지 실물경제 투자가 늘어난 건 아니기 때문에 이런걸 고려하면 금융상황지수나 금리가 높은 수준이라든지. 무엇보다 물가가 하향으로 움직이는 기조를 볼 땐 통화 정책이 긴축 수준에 있다고 생각하고, 이것의 영향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보고 있다. 지금이 긴축 수준이 아니라고 하는 데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최근 인터뷰에서 물가 목표 수렴시기 내년말이라고 했다. 이번 통화정책방향결정문을 보면 늦춰질 수 있다는 언급이 나오는데, 내년 말보다 늦춰질 수 있다는 것인가. ▶제가 해외에서 내년말까지 목표 수준인 2%로 수렴한다고 할 때 수렴한다는 말의 해석을 2.3%이면 수렴이 아니고 2.1%이면 수렴이라고 생각하지 말아주시면 좋겠다. 8월 전망에 의하면 내년도 말까진 2% 초반 정도까지 수렴할 것이라고 봤었는데, 지금 중동 사태로 인해서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이냐. 맨 마지막 질문과 관련이 있는데, 지금 이스라엘-하마스 사태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예단하기 어렵다. 지금 이 상황에서 어떤 시나리오가 더 적합한지 얘기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중동 방문 등 여러가지 결과를 봐야 해서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어떤 일이 벌어지더라도 지금 상황을 봤을 때, 저희가 8월에 예측한 물가의 하락 경로보단 속도가 좀 늦어지지 않겠냐는 것이 금통위원들의 중론이다.

-최근 총재 외신 인터뷰서 중립금리 상향 가능성 질문에 "한국은 전형적이지 않다. 잠재성장률 하락으로 특수한 상황"이라고 답변. 잠재성장률 조정으로 중립 금리가 하향조정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건지 궁금하다. 그렇다면 잠재성장률 하락으로 중립금리가 낮아지고, 당장은 아니더라도 내년 등 통화정책 완화 시그널로 해석될 수 있다. ▶지금 제 고민은 이번에 제가 IMF, G20회의에 다녀왔는데, 전반적으로 미국 통화정책에 대해 앞으로 더 높은 금리가 유지될 거다, 미국 경기가 생각보다 견고하다는 여러 근거에 미쳐서 미국의 중립금리가 높아지지 않겠냐는 논의가 진행 중이다. 지난 한 달 정도 미국의 중장기 채권이 굉장히 많이 올라갔다. 그런데 그 올라간 것의 많은 부분 정도가 우리의 중장기 채권 금리도 같이 올라갔다. 단기 금리는 한은이 조정을 하는데, 중장기 금리가 미국금리와 같이 올라갔다. 이게 저한테 고민인 이유는 경제 이론적으로는 변동환율제도를 도입하면 통화정책은 외국과 독립적이어야 한다. 저희가 환율을 변동환율 제도를 유지함에도 중장기 금리가 미국과 동조화되는 것을 많이 봤다. 고민이 단기적 현상 뿐만 아니라 미국은 경제가 견고해 중립금리가 오른다고 얘기하더라도, 우리는 10년 20년 시계로 보면 인구 고령화 때문에 잠재 성장률이 떨어지고, 균형금리라고 생각하는 것이 하락하는 국면으로 갈 수도 있는데, 선진국은 이게 올라가고, 우리는 내려가면 독립적으로 내려갈 수 있는지 아니면 영향을 받아서 어떤 변화가 있을지가 이론적으로 궁금하다. 이번에 IMF, BIS, 세계 석학들과 얘기했는데 다들 답이 좋은 질문이라고만 하고 잘 모르는 것 같다. 계속해서 이 문제를 생각해볼 예정이다. 최근 일련의 사태를 보면서, 선진국 금리가 오히려 올라가면 그 영향을 어떻게 받을 건지에 대해 좀더 이론적으로 보고 방향을 봐야 해서 답을 못 드리겠다.

다만 이런 논의를 중장기적으로 하고 있는데 이게 마치 중립금리를 내려서 통화정책 완화로 가려고 시그널을 준 것 아니냐고 반응하는 분들이 많아 깜짝 놀랐다. 저는 10년, 20년 뒤 우리 잠재성장률이 떨어질 때 금리가 어떻게 될지 고민하는 차원에서 얘기했다. 당장 중립금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1-2년 사이 물가, 성장률 전망을 많이 받는다. 마치 10, 20년 뒤를 이야기하는 게 1, 2년 사이 금리 조정을 위해 포석을 까는 것 아니냐고 해석하는 건 과도한 반응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10월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10.19/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올해가 얼마 안 남았는데 향후 3개월 내 금통위원들의 금리 전망 수준을 여쭤보고 싶다. 국내 시장에서는 내년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를 전망하고 있는데 이것도 여전히 시기상조라고 보시나.

▶이번에 금리를 3.5%에서 동결한 것의 가장 큰 원인은 여러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성장 경로, 물가 경로, 가계 부채의 추이 이런 것들에 대한 여러 불확실성이 있다. 일단은 그 불확실성을 좀 보고 결정하자는 면에서 동결을 했다. 향후 기준금리에 관해선 좀 이견이 있었다. 저를 제외한 금통위원 6분 중 한 분은 앞서 언급한 이런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이 워낙 큰 상황이기 때문에 향후 3개월간 기준금리를 올릴 수도 있고 낮출 수도 있는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나머지 다섯 분은 앞서 얘기한 이러한 불확실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현 상황을 평가해 볼 때 물가 상승 압력이 더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하는 시기도 늦춰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에 지난 8월 통화정책방향 결정 시보다 긴축 강도를 더 강화해야 할 필요가 커졌다고 보면서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된다고 했다. 특히 그 말씀을 하신 다섯 분 중에 한 분은 이런 이유에 더해서 가계부채가 더 악화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도 했다. 그래서 1대 5로 의견이 지금 이번에는 나뉘어졌다.

그리고 하반기에 기준금리를 낮출 것인지에 대해선 저희가 향후 3개월 정도에 대한 금통위원들의 의견을 말씀드리고, 그 이후에 대해선 말씀드리기가 좀 어렵다. 다만 지금 기준금리가 저희도 계속해서 낮출 거라는 얘기가 많았는데, 전반적으로 미국의 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거라고 보고 우리 금리도 상당 기간 긴축 기조가 계속될 거다라는 그런 견해는 좀 더 퍼져나가고 있는 것 같다.

-9월 물가가 우리나라와 미국 모두 3.7%로 같아졌다. 미국이 작년 최고점이 9.1%고 우리나라가 6.3%였다는 점에서 물가 둔화 속도가 미국보다 느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보다 왜 물가 둔화 속도가 느린지 그걸 어떻게 보는지 궁금하다. ▶제 생각에는 우리나라 물가가 천천히 내려오는 것이 이상한 건 아닌 것 같다. 2%로 같은 목표 수준을 가지고 있는데 (미국이) 훨씬 높았기 때문에 빨리 내려오는 거고, 저희는 그보다 낮았기 때문에 속도가 당연히 더딘 것이다. 이것이 통화정책을 좀 덜 긴축적으로 한 결과라고 해석하지 마셨으면 한다. 물가가 목표 수준인 2%대로 수렴하는 예상 시기를 보면 저희가 아마 미국보다 빠를 것이다. 또 미국은 금리 인상 시 500bp(0.5%포인트) 이상 올렸는데 우리는 300bp밖에 안 올렸지 않냐 이렇게 해석할 때 미국은 고정금리가 굉장히 많고 저희는 단기 변동금리가 많아서 저희가 똑같이 올리더라도 그 충격 등이 굉장히 다르다. 어느 쪽이 더 긴축적이다 아니다 이런 얘기를 그 속도를 보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금통위에서는 올해 초부터 지속해서 한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다고 했고, 오늘도 다섯 분이 열어둔다고 말씀했다. 이러다 포워드 가이던스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나오는데, 현재 금리 수준을 장기간 이어간다는 포워드 가이던스로 전환하는 게 신뢰성 측면에서 더 적절하다고 보지는 않나. ▶제가 약간 과격하게 대답할 수도 있다. 저희가 계속 다섯 번 정도 계속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서 했던 얘기가, 물가나 성장 경로 등이 변할 경우 우리가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둔다고 했다. 올릴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것만 보면 (금리를) 안 올렸으니까 양치기 소년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조건은 저희가 생각하는 물가 경로와 (실제 지표 사이) 차이가 생기면 반응하겠다는 것이었다. 지난 5번 동안 물가 경로와 차이가 없었다. 결론만 보지 마시고 조건을 보시면서 그런 포워드 가이던스가 작용하는지 판단해 주셨으면 좋겠다.

-1년 전과 지금을 비교했을 때 3고(高) 그러니까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상황이 굉장히 유사해 보인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긴축의 정도를 높여야 하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작년 이맘때는 미국이 금리를 75bp씩 4번 연속으로 올릴 때고, 저희 물가도 4.5%에서 6.3%까지 올라가고 미국 물가가 거의 9% 넘게 10% 가까이 올라갔다. 물가 환율, 금리 이게 모두 가속화되고 있던 때다. 환율도 달러당 1400원을 넘어 1450원까지 갔다. 반면에 지금은 미국도 어떤 면에서는 물가가 3.7%로 내려갔고, 금리도 이제 더 안 올릴 것인지 논의를 하고 있다. 환율도 여러 이유에서 수준은 변하고 있지만 가속화되는 현상은 안 보인다. (올해와 작년의) 첫 번째 차이점은 이러한 물가, 환율, 금리가 가속화된 국면에서 완화될 것으로 보는 전망으로 많이 바뀌었다는 게 가장 큰 차이다. 국내적으로는 부동산 경착륙을 걱정하던 때에서 지금은 오히려 부동산 경착륙 위험은 줄어든 반면, PF라든지 가계부채라든지 이런 것들을 어떻게 잘 관리할 것이냐, 이런 질서 있는 조정이 중요한 국면으로 바뀌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9일 오전 한은 본부에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3.50%에서 유지하기로 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 2·4·5·7·8월에 이어 6회 연속 유지되고 있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한미 금리가 15개월째 역전되고 있는 상황이다. 유가 불확실성이 크고 환율도 많이 오른 상황에서 이 금리차를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다고 보는지, 더 벌어져도 괜찮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다. ▶금리 차 자체가 (환율) 움직임을 결정한다는 이론은 없다. 금리차 자체는 정책 목표가 될 수 없다. 금리 차가 지금 2%p로 벌어진 것를 1%로 다시 (좁혀야) 안전하다는 이론은 없다. 상황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

-현재 기준금리 수준과 유지하는 기간이 가계부채를 부실화하지 않으면서 증가세를 억제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을 하는지, 아니면 여러 통화 정책에 더해 정부의 정책 등이 고려돼서 결정된 수준인지 궁금하다. ▶금리를 통해 가계부채를 이론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대신 금리를 엄청 올리거나 엄청 내리거나 그렇게 해야 된다. 그렇게 되면 다른 부분이 굉장히 큰 영향을 받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가계부채 문제는 부동산과 연관된 것이 더 많아 결국 부동산 가격에 대한 문제고, 그 부동산 가격은 어느 지역 부동산이냐에 따라 굉장히 달라지는 거고, 특히 국민 모두가 내가 살지 않더라도 특정 지역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기본적으로는 통화 정책이 부동산 가격이 어떻게 변할 건지를 목표로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가계부채의 조정 문제는 미시적인 조정을 통해서 해보고 그것이 정 안 되면 그 다음에 금리를 통한 거시적인 조정도 생각해 보겠지만, 그 단계는 아니다. 다만 금통위원들이 가계부채가 계속 늘어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GDP 수준으로 내려야 된다고 생각한다. 점진적으로 그걸 위해 한은이 통화 정책을 너무 느슨하게 해서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데에는 다들 공감대를 갖고 있다.

-금리가 높아 건설 시장에 부담이 오고, 이로 인해 건설사들이 새로운 공급을 하는 데 부담을 느껴 주택난이 가중되고, 집값이 더 올라가면서 오히려 주택난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단기적으로 1~2년 동안 시장에 공급될 주택은 이미 정해져 있다. 1~2년 사이에 주택 공급이 급속히 감소했다는 (것은) 사실에 부합되지 않는다. 문제는 코로나19 기간이 지나고 금리가 급격히 오르다 보니 건설사들이나 PF 시장이 얼어붙었다. 그러다 보니까 새로 공급이 줄어들지 않겠느냐, 3~4년 뒤를 보면 지금 짓는 공급이 적으니까 가격이 올라가지 않겠냐고 하는 분들이 있다. 정부가 그런 우려를 대비해 이번에 부동산 공급 대책을 마련했다. 저는 공급을 어떻게 늘리냐는 정부가 이런 정책을 통해서 하겠다고 보였기 때문에 상당한 정도 그 우려를 해소했다고 생각한다.

집값이 많이 올라간다고 그러는데, 저는 자료를 좀 더 명확하게 다들 보시면 좋겠다. 저는 분명히 서울 지역에 몇 군데 이런 것들이 예전 수준과 거의 근접했다는 (소식들은) 보고 있다. 그렇지만 전반적으로 서울의 전체적인 지역이나 지방 등의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 멈칫하고 있다는 건 알지만, 이게 다시 막 올라간다는 (예상은) 전문가들이 볼 때는 동의할지 모르지만 저는 너무 나간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지금 한은 총재로서 부동산 가격이 어떻게 될 거라는 얘기는 하기 어렵다. 다만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집값이 올라갈 거라고 예상하더라도, 자기 돈으로 투자하는 것이 아니고 레버리지를 통해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분들 생각에 혹시 금리가 다시 1%대로 예전처럼 떨어져 비용 분담이 금방 줄어들 거라는 생각을 한다면 그 점에 대해선 제가 경고를 드리겠다. 경제 상황을 볼 때 금리가 금방 조정돼서 집을 부담을 들여 샀을 때 금융 부담이 그렇게 금방 떨어질 것 같다는 생각은 안 든다. 다만 그것은 제가 보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부동산 구매가) 본인의 능력 안에 있는지 바깥에 있는지와 이런 높은 금리가 유지될 때 단기적으로 부동산을 사서 금방 팔아서 자본 이득을 금방 얻고 나올 수 있을지에 대한 판단은 스스로 해야 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9일 오전 한은 본부에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3.50%에서 유지하기로 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 2·4·5·7·8월에 이어 6회 연속 유지되고 있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중동 사태 전개로 유가가 급등하게 되면 물가 쪽 충격도 있겠지만 경기 충격도 분명히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이 경우에 딜레마 상황에서 통화 정책은 물가 안정에 집중을 하겠다는 게 확실한 입장인가. ▶지금 사태가 어떻게 앞으로 전개될지 잘 모르겠다. 남은 기간 동안에 계속 몇 주 살펴봐야 되는 상황이라고 말씀드리겠다.

-물가 전망을 바꿀 수 있다는 신호를 안 주다가 이번에 상향 조정하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유가 외에 다른 부분들의 물가 압력도 예상보다 강한 상황인가. ▶물가는 굉장히 올라가고 성장이 나빠지면 어디다가 방점을 둘 거냐 그러면 1번 교과서적인 원칙은 근원 물가 등을 보고 반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금통위원들께서 말씀하시는 걸 보면 한 분은 (물가) 상방, 하방 리스크가 다 있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유연하게 내릴 수 있는 가능성도 놔둬야 된다고 생각하신다. 나머지 다섯 분은 그런 일이 벌어졌을 때 기대인플레이션에 주는 영향이라든지, 물가에 더 방점을 둬서 통화정책을 운영하는 쪽으로 가야 된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어떻게 정책을 할지는 숫자가 나와봐야 한다.

-일부 학자들은 한은이 추가 금리 인상을 할 수 있었던 시기는 올해 상반기였기 때문에 오히려 하반기로 갈수록 불확실성이 높아져서 추가 인상 가능성의 기회를 놓쳤다고 주장한다. ▶우선 첫 번째로 제가 명확히 할 것은 금통위원 한 분이 금리를 내리자고 말씀하신 것은 아니다.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물가 위험도 있지만 성장 하방 위험도 있고 여러 가지를 고려할 때 올리는 가능성과 마찬가지로 내리는 가능성도 열어놔야 된다는 말씀을 하신 것이다. 나머지 다섯 분들은 그런 전체적인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물가 상승에 대한 가능성이 더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올리는 쪽으로 열어두고 하방 얘기는 아직 안 하는 게 좋다고 했다.

한은이 금리를 올릴 수 있는 기회는 없어졌다고 얘기하면 다음 번에 제가 금리를 올린 다음에 그분들과 얘기해보겠다. 물가가 저희가 생각하는 경로보다 확 오르고, 기대 인플레이션도 오르면나라 경제 전체를 위해서는 저희가 어떤 걸 희생하더라도 물가 안정을 해야 되는 경우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다.

지금 상황에서 금리 인상 기회를 놓쳤다고 선제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통화 정책을 데이터가 아닌 시점에 따라 하자는 것인지 반박하고 싶다. 저희가 생각했던 물가 예상 경로가 있는데, 이스라엘-하마스 사태나 중동 사태로 인해 이것이 경로를 벗어나고, 특히 기대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면 아마 지금 금통위원 다섯 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금리 인상을 굉장히 심각하게 고려하고 갈 수 있는 그런 상황이라고 말씀드린다. 기회를 놓쳤다고 생각하지 않고 데이터가 나오는 걸 보고 반응하겠다.

k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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