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결혼’ PD “오승아 선역 캐스팅, 안정감과 내 모험심 때문”[스경X현장]
“‘와, 진짜 착해 보인다. 착한데? 왜 괴롭힘을 당하는 거지?’ 느꼈어요.” (이재진 감독)
사람에게는 크게 세 번의 기회가 찾아온다고 한다. 크건 작건 이 기회를 잘 잡아 계기를 만드는 사람이 성공의 열쇠를 쥔다.
배우 오승아에게 첫 번째 기회가 걸그룹 레인보우로서의 데뷔, 두 번째 기회가 배우로의 전향이라면 그에게 세 번째 기회가 다가왔다. 바로 선역, 주인공으로서의 입지 상승이다.
오승아는 지난 8월 MBC 일일극 ‘세 번째 결혼’ 캐스팅 소식을 알리고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갔다. 2014년 연기자로 데뷔할 때 선역을 맡았지만, 그 후 9년은 악역으로서 존재감을 넓히는 시간이었다. 그는 공교롭게도 제목에도 ‘세 번째’가 들어가는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오승아는 밝고 명랑하고 활발하지만, 불의를 참지 못하는 정다정 역으로 출연한다. 그는 19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열린 ‘세 번째 결혼’의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소감을 전했다.
오승아는 이 자리에서 “착한 역할을 하는 것이 다소 부담이 있었다. 어떻게 하면 밝게 보일까 생각도 했다”면서 “상황에 집중해서 온전히 다정이를 느껴보자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배역에 적응했다”고 밝혔다.
이재진 감독은 9년 동안 악역의 대명사로 알려졌던 오승아를 밝은 성격의 정다정에 캐스팅한 이유를 밝혔다. 이 감독은 “드라마에 안정감을 주면서도, 새로운 모습을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다”며 “악역으로 알려졌지만 잘 할 수 있는 배우라고 생각했고 익숙하지만 낯선 캐스팅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작을 보고 정다정 역과 악역인 강세란 역을 모두 열어놓고 생각했다. 서현주 작가님의 전작 ‘두 번째 남편’ 후반부를 보며 ‘열연하는 배우’라고 생각했다”며 “작가님과 상의 끝에 승아씨를 믿는다고 하니 만나야겠다 싶었고, 남들이 말리면 더하게 되는 심리로 모험심이 생겼다. 배우에게 새로운 것을 발전시켜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그렇게 촬영장과 편집실에서 본 승아씨는 실제로도 착했다”며 “편집실에서 저도 모르게 ‘착해 보이네. 착한데? 왜 괴롭힘을 당하는 거야’하고 몰입하기도 했다”며 웃었다.
오승아는 이에 “데뷔 당시 선역을 하기도 했지만 좀 수동적인 여성이었다. 이번 작품에서는 내 나이대의 우리를 표현하자는 생각으로 접근했다”며 “실제 성격도 다정과 비슷하게 할 말은 다 하는 스타일이다. 상황에 잘 스며들어서 표현하다 보면 시청자들이 울고 웃을 수 있는 작품이 될 거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세 번째 결혼’은 ‘두 번째 남편’ ‘최고의 연인’ 등을 쓴 서현주 작가와 ‘더 뱅커’ ‘내 딸 금사월’ 등을 연출한 이재진 감독의 작품으로 오는 23일 오후 7시5분 첫 방송 된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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