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억 불법 리베이트' 중외제약 과징금 298억…대표는 검찰 고발

이희경 2023. 10. 19.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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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 의약품 처방을 유지하거나 늘리기 위해 9년 넘게 병·의원에 현금 등 70억원 상당의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JW중외제약이 298억원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중외제약은 1500여개 병·의원을 상대로 한 각종 리베이트가 법 위반에 해당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정상적인 활동인 것처럼 위장하는 등 본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위법 행위를 은닉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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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중외제약 불법 리베이트 행위 엄중 제재…역대 최고 과징금 부과
자사 의약품 처방을 유지하거나 늘리기 위해 9년 넘게 병·의원에 현금 등 70억원 상당의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JW중외제약이 298억원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중외제약은 1500여개 병·의원을 상대로 한 각종 리베이트가 법 위반에 해당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정상적인 활동인 것처럼 위장하는 등 본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위법 행위를 은닉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뉴스1
공정거래위원회는 중외제약이 2014년 2월부터 2023년 10월 현재까지 자신이 제조·판매하는 62개 품목의 의약품 처방 유지 및 증대를 위해 전국 1500여개 병·의원에 70억원 상당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행위와 관련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98억원(잠정)을 부과할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 이는 제약사 리베이트 사건 중 역대 최고 과징금이다. 공정위는 법인과 함께 신영섭 중외제약 대표이사도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중외제약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리바로 등 18개 의약품의 처방을 유지하거나 늘리기 위해 전국 1400여개 병·의원에 대해 2만3000여회에 걸쳐 65억원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했다. 또 뉴트로진 등 44개 품목에 대해서는 100여개 병·의원을 상대로 500여회에 걸쳐 5억3000만원 상당의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했다.

중외제약의 부당한 판촉활동은 전방위적으로 이뤄졌다. 중위제약은 의약품 처방금액의 일정 비율·금액에 맞춰 돈을 지급하거나 병원 약제심사위원회 통과를 대가로 일정 금액을 지급하는 등 병·의원에 현금 22억원을 직접 지원했다. 종합병원 등은 정기적으로 약제심사위원회를 개최해 처방약제리스트를 작성하는데 여기에 포함되지 못하면 의약품 처방이 거의 불가능하다. 또 제품 설명회 개최를 명목으로 의료인 모임을 지원하거나 식사 및 향응 제공을 위해 6억원 상당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24건의 심포지엄을 개최하면서 의료인 및 동반자의 숙박, 식사, 향응 제공 등을 위해 18억원을 쓰기도 했다.
JW중외제약 과천 사옥. 뉴시스
공정위는 또 중외제약이 2014년 5월부터 이달까지 병·의원 임상연구 21건에 7억원 상당의 연구비를 지원하는 한편 시판 후 조사의 일종인 관찰 연구를 실행해 병·의원에 13억원 상당의 연구비를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공정경쟁규약에 따르면 처방을 목적으로 하는 임상연구 지원이나 의약품 채택 등을 조건으로 하는 시판 후 조사는 금지된다. 이 밖에 의료인 유대 강화를 위해 600만원 상당의 골프 접대가 이뤄진 사실도 적발됐다.

공정위는 18개 품목의 경우 본사 차원에서 조직적이고 은밀하게 불법 리베이트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불법적인 각종 판촉 수단을 영업활동 운영계획에 포함시켜 활용하는 내용의 판촉계획이 매년 수립됐고, 현금 및 식사 제공 등 명백한 불법행위가 드러나지 않도록 내부직원 회식 등 다른 내역으로 위장해 회계 처리됐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또 중외제약 본사 컴플라이언스팀이 ‘모임 지원’을 ‘거래처 활동’으로 바꾸는 등 리베이트 관련 용어를 정상적인 판촉 활동으로 보이도록 위장했다고 덧붙였다.

중외제약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타사 사례들과 비교해 이번 조치는 형평을 잃은 것”이라며 “의결서를 송달받는 대로 세부 내용을 검토한 후 행정소송을 통해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외제약은 본사 차원에서 18개 의약품의 판촉 계획이 수립된 점을 공정위가 강조하지만, 이는 계획 자체가 위법이 아니라 일부 임직원의 일탈이 확인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다만, 중외제약은 “일부 임직원의 일탈 행위로 물의가 발생한 것에 대해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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