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임원 대거 포진" 더 젊어진 삼양라운드스퀘어…김정수 회장 오를까
80년대생 임원 대거 발탁…P&G 출신 최의리 부문장 등 주목
'불닭 신화' 김정수 부회장, 올해 사면…연말 인사 회장 승진 가능성
[서울=뉴시스]주동일 기자 = 삼양라운드스퀘어(옛 삼양식품그룹)가 본격적인 임원진 세대 교체에 나서는 모양새다.
특히 김정수 부회장의 장남이자 창업주인 고 전중윤 명예회장의 장손으로 오너 3세인 전병우 삼양식품 전략운영본부장 체제로 급속 전환하면서, '젊은 피' 수혈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 본부장은 1994년생으로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기획본부장(CSO)과 계열사 삼양애니의 대표를 맡고 있다.
임원진 역시 1970~1980년대생이 대거 포진됐다.
특히 1984년생인 송현준 SCM부문장과 1985년생인 양웅규 HR부문장 등 만 40세가 안되는 임원들도 눈길을 끌고 있다. 오는 24일 주주총회에선 40대 사내이사 2명을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계획이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오는 24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김명진 마케팅·신성장본부장과 장석훈 경영지원본부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이들은 각각 1977년생과 1978년생이다.
두 본부장이 등기임원에 선임되면 현재 사내이사 4명 중 2명이 40대가 된다. 전 본부장을 중심으로 경영진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전 본부장은 2019년 9월 삼양식품 해외전략부문 부장으로 경영에 처음 나선 뒤, 경영관리 부문 이사를 거쳐 지난해 7월 계열 회사인 삼양애니 대표에 선임됐다.
현재 삼양애니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전 대표는 삼양라운드스퀘어의 CSO로 이번 그룹사 CI 리뉴얼에도 참여했다.
지난 9월 삼양라운드스퀘어 비전 선포식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그는 식품을 넘어 문화예술과 과학기술을 융합시킨다는 그룹의 '딥 체인지(Deep Change)'를 주도하며 체질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현재 삼양식품에 재직 중인 1980년대생 임원은 총 4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식 미국법인장(1980년생) ▲박윤원 전략기획부문장(1981년생) ▲송현준 SCM 부문장(1984년생) ▲양웅규 HR부문장(1985년생) 등이다. 특히 송 부문장과 양 부문장은 만으로 40세가 채 안되는 나이다.
1970년대 중후반생도 대거 포진했다. ▲김명진 마케팅·신성장본부장(1977년생) ▲이병훈 NS R&D 센터장(1975년생) ▲정봉체 유통영업 부문장(1976년생) ▲한세혁 글로벌지원본부장(1977년생) ▲윤아리 품질안전센터장(1977년생) ▲홍범준 일본법인장(1978년생) ▲이후성 불닭BM부문장(1979년생) 등이다.
최근엔 문남인 ASIA·EMEA 커머셜 부문장을 영입했다. 1978년생인 문 부문장은 마케팅 전문가로서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삼양식품의 마케팅을 이끌어갈 계획이다.
지난해 9월 삼양라운드스퀘어에 합류해 그룹의 새 비전 선포 준비 작업 등에 함께한 삼성그룹 출신 최의리 브랜드전략부문장도 1982년생이다.
최 부문장은 '마케팅 사관학교'로 불리는 P&G 출신으로 삼성과 CJ·신세계그룹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 마케팅을 두루 경험했다.
특히 CJ와 신세계 재직 당시 마케팅 부문에서 다방면의 활동을 보인 전문가로 알려졌다. 최근 삼양라운드스퀘어 조직 변화·쇄신 과정에서 전 본부장을 보필하며 마케팅 및 전략 부분을 담당했다.
1970~1980년대생들을 중심으로 임원진을 재편하면서 대대적인 경영 쇄신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1994년생인 전 본부장 세대로 임원진이 바뀔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삼양애니에서도 젊은 피 수혈이 이뤄지는 분위기다. 지난 6월엔 P&G와 현대자동차·디즈니·샌드박스네트워크 등에서 경력을 쌓은 1979년생 정우종 신임 대표를 공동대표로 선임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일찌감치 삼양라운드스퀘어의 올 연말 인사에 관심을 보이는 분위기다. 특히 김 부회장이 지난 14일 '8·15 특별사면'으로 복권되면서 김 부회장의 승진 여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양라운드스퀘어 회장직은 공석이어서다.
1964년생인 김 부회장은 2020년 남편인 전인장 전 삼양식품 회장과 함께 횡령 혐의 유죄 확정 판결을 받으면서 취업이 제한됐지만, 2021년 법무부의 특별 승인으로 '나홀로' 회사 경영을 이끌어왔다.
삼양식품은 2021년 12월 김정수 당시 총괄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 발령하고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올해 광복절 특별 사면 복권 대상에 올라 취업 제한이 완전히 사라지면서, 회장 승진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 부회장은 삼양식품의 핵심 브랜드 '불닭볶음면 시리즈'를 개발한 장본인으로 경영 복귀 후 ESG 등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에 주력했다.
실적 개선에서도 가시적 성과를 보였다. 삼양식품의 2021년 매출은 6420억원, 영업이익 654억원이었는데 2022년 매출 9090억원, 영업이익 904억원으로 급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1년 새 41.6%, 38.3% 늘어난 것이다.
삼양식품은 지주사 삼양라운드스퀘어(옛 삼양내츄럴스)가 지분을 34.9% 보유하고 있다. 이 외에 전 전 회장과 김 부회장 등이 각각 지분을 3.1%, 4.3%를 갖고 있다.
삼양라운드스퀘어 지주사 지분은 전 전 회장 가족이 대부분 보유 중이다. 김 부회장이 32%, 전 전 회장이 15.9%, 전 본부장이 24.2%를 갖고 있다. 나머지는 회사가 자기주식 27.9%를 차지했다.
'전 전 회장 일가 → 삼양라운드스퀘어 → 삼양식품' 등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 체제다.
김 부회장은 지난달부터 삼양라운드스퀘어 지주사 대표이사도 함께 맡았으며, 전 본부장이 삼양라운드스퀘어의 사내이사(등기임원)로 이사회에 참여하며 '모자(母子)경영' 구도를 이루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jd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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