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VC 벤처투자액 비중, 전체의 30%까지 늘린다"
CVC협의회 본격 가동…첫 수장 허준녕 GS벤처스 대표
단순 재무적 투자 넘어 대기업과 사업연계·M&A까지
정부도 "외부자금 출자·해외기업 투자 제한 풀겠다" 약속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그동안 우리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은 모태펀드를 비롯한 정책금융이나 금융자본 투자가 이끌었다면 다가올 미래는 CVC(기업형 벤처캐피탈) 중심이 돼야 한다. 정부는 현재 전체에서 22% 수준을 차지하는 CVC 벤처투자액 비중을 2027년까지 30% 이상으로 이끌어 낼 계획이다.”
19일 서울 강남 노보텔앰배서더 강남에서 열린 ‘2023 CVC 벤처투자 컨퍼런스’에서 한국벤처캐피털협회 산하 CVC협의회가 공식 출범을 알렸다. 이날 컨퍼런스를 주최한 중기벤처기업부의 이영 장관은 향후 우리나라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 및 우리 기업들의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혁 혁신)을 위해선 CVC의 역할이 날로 중요해질 것이라며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CVC는 기업이 자신의 경영 전략과 연계해 투자하기 위해 설립·보유하는 벤처캐피털(VC)을 말한다. 중기부는 보다 구체적으로 △비금융 기업집단이 지분율 30% 이상 최대주주이고 △해당 기업집단이 30% 이상 최다출자자인 펀드를 운용하는 △국내 창업투자회사(창투사) 및 신기술사업금융전문회사(신기사) 등을 충족하는 기업으로 정의한다.
CVC가 우리 스타트업 생태계 발전의 주축으로 주목을 받는 이유는 재무적 투자로 수익을 도모하는 VC와 달리 CVC 모회사 사업과의 연계 투자를 통한 스타트업 육성 기회가 확대되고 더 나아가 인수합병(M&A)까지 연속성을 가진 투자가 가능해서다.
중기부가 국내 CVC가 지난해 단행한 벤처투자액(추산)은 약 2조7000억원으로 전체 벤처투자액의 22% 수준으로 미국(49.5%)에 비해 여전히 낮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날 공식 출범을 알린 CVC협의회는 이같은 CVC의 안착과 체계적 확대를 모색하고자 구성했다. CVC협의회 초대 협의회장은 허준녕 GS벤처스 대표가 맡았다.
CVC협의회 구성을 주도해 온 윤건수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은 “최근 국제정세를 보면 기술의 중요성이 날로 확대되면서 기업의 입장에서 사업 구조에 대한 조정, 신규 사업 발굴이 절실한 시점이 됐다”며 “기업과 연계된 투자 및 육성이 필요해지면서 CVC 역할에 대한 기대가 크게 대두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정부가 민간주도의 모험투자 시장 육성을 국정철학으로 삼은 만큼 CVC협의회를 여러 통계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여러 가지 정책적 제안을 해야하는 시기”라며 CVC협의회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날 컨퍼런스에는 김도한 CJ인베스트먼트 대표, 배준성 롯데벤처스 상무, 이현송 스마트스터디벤처스 등 주요 CVC 관계자들도 참석해 정부의 정책적 지원 약속을 확인하고 향후 CVC협의회 활동에 적극 동참을 약속했다.
CVC협의회는 관련 통계데이터를 고도화해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국내외 CVC 뿐만 아니라 VC까지 협력을 공고히 할 수 있도록 올해 11월 9~10일 이틀간 글로벌 유수의 CVC를 초청한 첫 행사를 시작으로 매년 ‘글로벌 CVC 컨퍼런스’도 개최한다. CVC 관련 제도 및 규제개선, 정부기관과의 공식소통 창구 마련도 주요 역할로 꼽았다.
특히 중기부와 공정거래위원회는 공정거래법 20조가 적용되는 일반지주회사 CVC에 대한 외부자금 출자 및 해외기업 투자 규제 완화를 약속했다. 한국인이 해외에 창업한 법인 등에 대한 CVC의 해외투자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구체적으로 현재 펀드 결성액의 40% 이내인 외부자금 출자를 50%까지 허용하고, 운용 자산의 20% 이내인 해외기업 투자도 30%까지 완화하는 내용이다.
이와 함께 모태펀드를 통해 CVC 펀드 조성을 지원한다. 신생 VC 전용 경쟁분야인 모태펀드 루키리그에 매년 모태펀드 출자예산의 10% 이상을 출자해 CVC를 포함한 신생 벤처캐피탈의 시장 안착을 지원하는 동시에 CVC의 M&A 등 전략적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전용 투자프로그램 신설도 검토한다.
남궁민관 (kunggij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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