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려는 '영끌족'에 경고한 이창용…"금리 금방 안 떨어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갚을 능력 이상의 빚을 내 부동산 투자를 하려는 '영끌족'을 향해 다시 한번 경고장을 날렸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집값이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하더라도 자기 돈으로 투자하는 게 아니고 레버리지(차입)를 내서 하시는 분들이 많다"며 "혹시 금리가 다시 예전처럼 1%대로 떨어져 (이자) 비용 부담이 적을 거란 생각을 한다면 그 점에 대해선 경고를 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금리가 금방 조정돼 금융부담이 그렇게 떨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안 든다"며 "(빚을 내 집을 산 경우에) 본인의 능력 안에 있는지, 능력 바깥에 있는지, 그리고 이런 높은 금리가 유지될 때 단기적으로 부동산을 사서 금방 팔아 자본이득을 얻고 나올 수 있을지 등에 대한 판단은 자기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또 "(금통위원들이) 통화정책으로 인해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란 공감대를 갖고 있다"고도 했다.
현 경제상황과 관련해선 "작년 10월에 (경제·금융 상황이) 어떤 면에서 어렵고 복잡했는데 이제 조금 관리 모드로 들어가는 것 아닌가 할 때 이스라엘·하마스 사태가 났다"며 "지금까지는 시장 반응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데 폭풍 전야로 조용한 건지 아니면 진짜로 어떻게 될지는 정말 예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금통위원들의 향후 3개월 금리 전망에 대한 의견이 5대 1로 갈렸다고도 전했다. 그는 "저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1명은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이 워낙 큰 상황이기 때문에 향후 3개월 내에 기준금리를 올릴 수도, 낮출 수도 있는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했다. 이전 회의까지 금통위원 전원이 3.75%까지 추가 금리 인상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했던 것과 대비된다.
아울러 이 총재는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으로 물가가 목표 수준인 2%로 수렴하는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늦춰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저희가 볼 때 (내년 연말까지는) 그 수준으로 수렴해 갈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 속도가 8월에 예측했던 것보다 지금 좀 늦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집값이 많이 올랐다는 것도 명확하게 봐야 한다. 서울 지역 몇 군데는 예전 수준에 근접했지만 전반적으로 서울 전체 지역이나 지방까지 보면 부동산 가격 하락이 이제 멈췄다. (부동산 가격이) 다시 막 올라가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은 부동산 전문가들은 동의할지 모르지만 (저는)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한은 총재로서 부동산 가격이 어떻게 될 거라든지 얘기를 하긴 어렵다. 다만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집값이 올라갈 거라고 예상하더라도 자기 돈으로 투자하는 것이 아니고 레버리지를 내서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분들 생각이 혹시 금리가 다시 예전처럼 1%대로 기준금리가 떨어져서 비용 부담이 적을 거다라는 생각으로 하신다면 그 점에 대해서는 제가 경고를 드리겠다.
여러 가지 경제 상황을 볼 때 금리가 미국도 지금 '하이어 포 롱거'(Higher for longer)를 얘기하고 있지만 금리가 금방 조정돼서 집을 그렇게 부담을 들여 샀을 때 금융부담이 금방 그렇게 떨어질 것 같다는 생각은 저는 안 든다. 그런 경우에 본인의 능력 안에 있는지 능력 바깥에 있는지 그런 것들, 그리고 이런 높은 금리가 유지될 때 단기적으로 부동산을 사서 금방 팔아서 자본이득을 금방 얻고 나올 수 있을지 그런 것들에 대한 판단은 자기가 해야 될 것 같다.
우리나라 가계부채 문제는 부동산과 연관된 것이 더 많아 결국 부동산 가격에 대한 문제다. 기본적으로 통화
정책이 부동산 가격이 어떻게 변화할 건지를 타깃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가계부채 그 자체가 앞으로 장기 성장률에 영향을 줄 수 있고 또 금리가 너무 올라가다 보면 대출을 많이 일으킨 경우 여러 가지 문제도 생길 수 있다. 또 부동산 가격 자체가 저는 부동산 가격이 계속 올라가면 소위 많은 사람 얘기는 '망국병'이라고 얘기하지 않나. 사회·경제에 주는 불평등 이런 것에 미치는 영향이 많기 때문에 고려해야 되겠지만 이것을 통화정책만으로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많은 금통위원들이 가계부채가 계속 늘어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점진적으로 국내총생산(GDP)대비로 내려야 한다고 생각하시고 그것을 위해서 한은이 통화정책을 너무 완화적으로 해서 통화정책으로 부동산 가격이 올라가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것은 다 공감대를 갖고 있다.
두번째는 부동산 경착륙을 걱정하던 때에서 지금은 오히려 부동산 경착륙은 조금 위험은 줄어든 반면에 PF(프로젝트 파이낸싱)라든지 가계부채라든지 이런 것들을 어떻게 잘 관리할 거냐 하는 관리, 질서있는 조정이 중요한 그런 국면으로 바뀌었다.
그렇게 긍정적으로 얘기하려고 했는데 지금 하마스·이스라엘이 생겼다. 그래서 이게 어떤 영향을 줄지 저도 지금 마음이 답답한 게 작년 10월에 어떤 면에서 어렵고 복잡했는데 이제 조금 관리 모드로 들어가는 것 아닌가 할 때 이스라엘·하마스 사태가 났는데 지금까지는 시장 반응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데 이것이 폭풍 전야로 조용한 건지 아니면 진짜로 어떻게 될 건지는 정말 예단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어떤 일이 벌어지더라도 8월에 예측했던 물가(상승률) 하락 경로보다는 속도가 늦어지지 않겠냐는 게 금통위원들의 중론이다.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이전에도 유가가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올랐다.
향후 기준금리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었다. 저를 제외한 6분 중 1분은 앞서 언급한 정책 여건 불확실성이 워낙 큰 상황이기 때문에 향후 3개월 기준금리를 올릴 수도, 낮출 수도 있는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나머지 5분은 불확실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나 현 상황을 평가해볼 때 물가 상승 압력이 높아졌고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하는 시기도 늦춰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에 지난 8월 통방 시보다 긴축 강도를 더 강화해야 할 필요가 커졌다며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했다. 특히 5분 중 1분은 이런 이유에 더해 가계부채가 더 악화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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