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의장 “유엔 회원국, 국익 달성에만 혈안···다자주의 정신 부활 필요해”
유엔총회의장협의회(UNCPGA) 전체회의서 밝혀
데니스 프랜시스 유엔총회 의장은 19일 최근 유엔 회원국들이 국익에 따라 분열되면서 유엔이 국제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프랜시스 의장은 이날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유엔총회의장협의회(UNCPGA) 전체회의 개회식 기조연설에서 “‘메가폰 외교’와 정치적 쇼가 문제 해결을 위한 진정한 대화를 대체하고 있다”면서 유엔 회원국 간에 불신이 팽배한 상황을 지적했다. 그는 “너무 많은 회원국들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국민을 대상으로 이야기하면서 외교와 다자주의의 본질을 훼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우크라이나, 시리아, 북한, 말리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이 일부 회원국의 거부권 행사로 무산된 점을 사례로 들면서 “국익을 달성하는 데만 혈안인 이들에게 합의나 타협은 점점 더 약점으로 비치고 있다”고 꼬집었다.
프랜시스 의장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진정한 협력과 연대, 유엔 내 다자주의 정신의 부활이 필요하다”면서 “카메라와 스피치 정치와 압박에서 벗어나 회원국들이 자유롭고 개방적으로 대화할 수 있는 자리와 비공식 대화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유엔 총회의장은 총회 회의를 주재하는 등 역할을 하며 임기는 1년이다. 트리니다드 토바고 출신인 프랜시스 총회의장은 지난 9월 취임 후 첫 해외 공식 일정으로 UNCPGA 전체회의가 열리는 한국을 찾았다.
UNCPGA는 전·현직 유엔 총회의장으로 구성된 협의체로 주요 유엔 기구와 협력 촉진, 전직 총회 의장 간 소통 창구 개설 등을 위해 1997년 출범했다. UNCPGA의장인 한승수 전 총리는 이번 전체회의에서 유엔총회 활성화 문제와 우크라이나 전쟁, 가자지구 상황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랜시스 의장은 전날에는 박진 외교부 장관을 만나 한-유엔 간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양측은 평화유지, 기후변화, 여성, 지속가능발전 등 주요 국제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동 상황 등 지정학적 갈등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복합위기 해결을 위해 한국과 유엔이 협력을 강화하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
박 장관은 이 자리에서 “러시아와 북한이 무기 거래나 핵·미사일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하게 될 경우, 이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고 우리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인 만큼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무료 공영주차장 알박기 차량에 ‘이것’ 했더니 사라졌다
- ‘블랙리스트’ 조윤선 서울시향 이사 위촉에 문화예술계 등 반발
- [전문] 아이유, 악플러 180명 고소…“중학 동문도 있다”
- 미납 과태료 전국 1위는 ‘속도위반 2만번’…16억원 안 내고 ‘씽씽’
- 고작 10만원 때문에…운전자 살해 후 차량 불태우고 달아난 40대
- 평화의 소녀상 모욕한 미국 유튜버, 편의점 난동 부려 검찰 송치
- “내가 죽으면 보험금을 XX에게”···보험금청구권 신탁 내일부터 시행
- 경북 구미서 전 여친 살해한 30대…경찰 “신상공개 검토”
- 군인권센터 “공군, 성폭행 미수 사건 가·피해자 분리 늦장, 2차 가해 키워”
- 김종인 “윤 대통령, 국정감각 전무·현실인식도 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