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딸에 졸피뎀 먹인 아빠…‘반지하라 어두워 못 봐’ 변명했지만
19일 대전지법 형사11부(최석진 부장판사)는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A(40)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1월 13일 오후 10시 23분께 사실혼 관계에 있던 아내 B씨와의 사이에서 태어나 생후 100일이 지난 딸을 혼자 돌보던 중 졸피뎀 성분의 수면제가 섞인 분유를 먹인 혐의로 기소됐다.
수면제는 불면증 증세로 아내와 함께 병원에서 처방받아 갖고 있던 것이었다.
이후 저체온증 등 위험한 상태에 놓인 딸을 바닥에 떨어뜨려 머리를 다치게 했다. 아이가 구토하는 등의 증상을 보이며 의식을 잃었지만 지명수배 중이라 체포될 것이 두렵다는 이유로 119에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약물의 반감기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 주장과 달리 낮이 아닌 저녁에 졸피뎀을 탄 분유를 먹인 것으로 보이며 그에 따라 여행을 다녀오자마자 급하게 분유를 타느라 실수한 것이라는 피고인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피고인은 딸이 구토하고 코에서 분유가 흘러나오는데도 아내가 집에 돌아올 때까지 1시간 넘게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명수배된 상태라 두려워 아동을 방치했다는 주장도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실수로 먹인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했음이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지난달 21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은 겨우 100일이 넘은 딸에게 졸피뎀 성분의 약을 먹이고도 실수였다고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범행 방법에 비춰 죄질이 불량하다”며 징역 10년을 구형한 바 있다.
A씨는 “반지하라 낮에도 집안이 어두워, 내가 먹으려고 놓아둔 수면제를 녹인 생수를 실수로 탄 것”이라면서 “고의로 약을 먹이려던 것은 아니다. 당시 인공호흡과 심폐소생술도 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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