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톱10’, 7년 만에 국내투수 5명...외인 천하? 토종 에이스도 날았다 [SS포커스]

키움 안우진이 3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KBO리그 SSG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23. 8. 31. 문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김동영기자] 2023 KBO리그 정규시즌에서 오랜만에 반가운 일이 일어났다. 마운드에서 그랬다. 여전히 ‘외인 천하’에 가까운 양상이지만, 토종의 힘도 드러난 시즌이 됐다.

올시즌 투수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선수를 꼽자면 단연 NC 에릭 페디다. 30경기 180.1이닝, 20승 6패 209탈삼진, 평균자책점 2.00을 찍었다.

1986년 선동열(39경기 262.2이닝, 24승 6패 6세이브 214탈삼진, 평균자책점 0.99) 이후 37년 만에 20승과 200탈삼진을 동시에 만든 투수가 됐다. 0.1이닝만 더 던졌다면 20승-200탈삼진-1점대 평균자책점까지 달성할 뻔했다.

KT 고영표가 1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2023.09.19. 수원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이외에 데이비드 뷰캐넌(삼성)이 30경기 188이닝, 12승 8패, 평균자책점 2.54를 만들었고, 아리엘 후라도(키움) 역시 30경기 183.2이닝, 11승 8패, 평균자책점 2.65를 올렸다. 라울 알칸타라(두산)도 31경기 192이닝, 13승 9패, 평균자책점 2.67로 위용을 떨쳤다.

역시나 ‘외국인 에이스’들이 팀 선발진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들만 잘한 것이 아니다. 토종 에이스들의 힘도 빼어났다.

팔꿈치 부상으로 도중 이탈하기는 했지만, 안우진(키움)이 24경기 150.2이닝, 9승 7패, 평균자책점 2.39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리그 평균자책점 2위다. 고영표(KT)도 28경기 174.2이닝, 12승 7패, 평균자책점 2.78을 일궜다.

삼성 원태인이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두산전에 선발 등판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2023.08.09. 잠실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원태인(삼성)이 26경기 150이닝, 7승 7패, 평균자책점 3.24를 기록했고, 임찬규(LG)는 30경기 144.2이닝, 14승 3패, 평균자책점 3.42를 쐈다. 이외에 박세웅(롯데)과 김광현(SSG)도 각각 154이닝-평균자책점 3.45, 168.1이닝-평균자책점 3.53을 올렸다.

특히 리그 평균자책점 순위를 보면, 톱10에 토종 선발이 5명이나 들어간다. 안우진이 2위, 고영표가 6위, 원태인이 7위다. 임찬규가 9위, 박세웅이 10위에 자리했다.

LG 임찬규가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두산과 경기에 선발로 나서 역투하고 있다. 2023. 10. 15.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평균자책점 톱10에 국내 투수 5명이 들어간 것은 2016년 이후 7년 만이다. 당시 장원준(두산), 양현종(KIA), 신재영(넥센), 류제국(LG), 윤성환(삼성)이 들어갔다.

이후 2017년 4명, 2018~2020년은 각 3명씩 톱10에 포함됐다. 2020시즌의 경우 8~10위에 최채흥(삼성)-문승원(SK)-임찬규가 이름을 올렸다.

2021년 다시 4명이 됐다가 2022시즌 3명으로 다시 줄었다. 그리고 올시즌 오랜만에 토종 투수들이 대거 평균자책점 순위 최상부에 이름을 올렸다.

롯데 박세웅이 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키움과 경기에 선발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23. 8. 9. 고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10개 구단 모두 외국인 투수 2명씩 쓴다. 이 2명 모두 선발이다. 선발진 5명 가운데 40%를 차지한다. 들이는 돈도 많다. 당연히 이들이 잘해줘야 한다.

그러나 남은 3자리는 토종이다. 60% 비중. 이쪽이 더 중요할 수 있다. 4~5선발 찾기에 애를 먹는 구단들도 제법 된다. 국내 선발인 강한 팀이 강팀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물론 외국인 투수가 잘하고, 국내 투수까지 잘해야 하는 것은 불문가지다. raining99@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