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매파적 동결했지만… 고물가 변수 꿈틀
기준금리 3.5%로 유지
경기 둔화 우려에 동결
장기화하는 긴축 기조
이-팔 전쟁에 물가 꿈틀
잡히지 않는 물가상승률
금리 추가인상 여지 남겨
한국은행이 이번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한은은 지난 19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3.50%로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 2월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후 4‧5‧7‧8월에 이은 6번째 동결이다.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은 예상된 결과였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7일 발표한 '11월 채권시장 지표(BMSI)'에 따르면, 채권 전문가(100명) 90%가 10월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금융투자협회는 "장기 국채금리 상승으로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이 낮아졌다"며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정책 완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동결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9월 초 3.77%였던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지난 4일 연중 최고치인 4.35%까지 치솟았다. 지난 18일 기준 4.28%를 기록 중이다.
11월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여는 미국도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내에서도 강경한 매파로 손꼽히는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1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유럽경제금융센터(EEFC) 세미나에서 "기준금리의 경로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기에 앞서 경제가 어떻게 흐르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동결로 한미 금리차는 역대 최대치인 2.0%포인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럼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유는 뭘까. 무엇보다 불확실한 대내외 경제 상황이 금리동결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확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긴장의 끈을 놓기 어려워졌다.
한은은 금리동결 직후 발표한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을 통해 "주요국의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등으로 성장 전망 경로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가계부채의 증가 흐름도 지켜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섣불리 금리를 조정하기엔 시장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는 거다.
그렇다고 추가 인상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물가가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어서다. 지난 8월 3.4%를 기록하며 크게 반등한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쉽게 떨어지기 힘들다는 전망이 많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높아진 국제유가와 환율의 파급 영향, 이-팔 사태 등으로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8월 전망치(올해 3.5%‧내년 2.4%)를 웃돌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직접 추가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금융통화위원 6명 중 5명이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했다"며 "8월 회의 때보다 긴축강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금통위원 5명 중 1명은 가계부채가 더 악화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통화정책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긴축 기조를 지속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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