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원 "일부 실내 인공암벽장, 바닥 매트 설치 미흡해 위험"

실내 인공암벽장에 있는 바닥 매트 사이 간격이 벌어져 있는 모습(왼쪽)과 나사못이 매트 위에 방치돼 있는 모습. 〈사진=한국소비자원〉

일부 실내 인공암벽장에서 등반하다가 추락했을 때 충격을 흡수하기 위한 바닥 매트 설치 상태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소비자원(소비자원)이 전국의 실내 인공암벽장 시설(볼더링) 25개소를 조사한 결과, 24개소가 추락면 전면부나 측면부 일부 구간 매트 폭이 유럽연합(EU) 기준에 못 미쳤습니다.

인공암벽장은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추락면에 매트를 설치하도록 정하고 있지만, 매트의 폭과 같은 구체적인 규격 기준은 없는 상황입니다.

유럽연합에서는 추락면 매트의 폭과 설치 위치 등 안전 요건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등반벽의 높이가 3m를 초과할 경우 전면부에는 폭이 2.5m 이상, 측면에는 1.5m 이상의 매트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소비자원이 조사한 실내 인공암벽장 25개소 가운데 22개소는 전면부 매트폭 일부가 2.5m 미만이었고, 24개소는 측면부 매트폭이 1.5m 미만이거나 아예 설치돼있지 않았습니다.

또 유럽연합에서는 매트가 등반벽에 밀착되도록 설치하고 간격이 벌어지지 않도록 연결한 뒤 커버를 씌우도록 하고 있지만, 11개소는 등반벽과 매트 사이 간격이 벌어져 추락 시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있었습니다.

4개소는 매트 사이 간격이 벌어지거나 매트가 손상된 채 방치돼 있었고, 5개소는 삼각대나 고정용 나사못 등이 매트 위에 방치돼 있기도 했습니다.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따르면 인공암벽 등반과 관련한 안전사고가 꾸준히 접수되고 있습니다. 2018년부터 올해 8월까지 모두 64건이 접수됐습니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관계부처와 공유하고 인공암벽 설치와 안전 요건에 대한 기준 마련을 검토해야 한다고 건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안전관리가 미흡한 사안에 대해서는 개선을 권고하고 소비자에게는 완등 후 뛰어내리지 않고 안전 수칙을 지켜달라"고 당부했습니다.